황희찬은 23일 열린 루턴 타운전 선발로 나서 리그 3경기 연속골에 도전했다. 사진=울버햄프턴 SNS황희찬은 후반 시작과 함께 맷 도허티와 교체돼 임무를 마쳤다. 사진=울버햄프턴 SNS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 황희찬이 3경기 연속 리그 골에 도전했으나, 팀 동료의 퇴장 여파로 전반 45분을 소화한 뒤 교체됐다. 팀은 수적 열세 속에도 선제골을 넣었지만 연이어 슈팅을 허용한 끝에 동점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울버햄프턴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영국 루턴의 케닐월스 로드에서 열린 2023~24 EPL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울버햄프턴은 후반 5분 페드로 네투가 오른쪽 측면에서 환상적인 돌파를 선보인 뒤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앞섰다. 하지만 홈팀 루턴 타운의 슈팅 세례는 이어졌고, 결국 후반 20분 찰튼 모리스에게 페널티킥(PK) 실점을 허용하며 승점을 나눠 가졌다.
23일 열린 루턴 타운전에 나선 울버햄프턴의 선발 명단. 사진=울버햄프턴 SNS
이날 황희찬은 4-2-3-1 전형의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16일 리버풀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선발 출전으로, 리그 3경기 연속골에 도전했다. 황희찬은 전반 초반 몇 차례 아쉬운 터치를 보여줬으나, 적극적인 침투로 루턴 타운의 뒷공간을 노렸다. 하지만 울버햄프턴은 전체적으로 루턴 타운에 계속 밀리는 장면이 이어졌다. 루턴 타운의 모리스, 제이콥 브라운은 연이은 슈팅으로 울버햄프턴의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던 중 울버햄프턴에 악재가 찾아왔다. 전반 38분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장-리크너 벨레가르드가 톰 로키어와 엉켜 넘어져 있는 상황에서 오른발로 가격했다. 이 장면에 대해 비디오 판독(VAR)이 이어졌고, 벨레가르드에게 레드카드가 나왔다.
이후에는 루턴 타운의 슈팅 세례가 이어졌다. 울버햄프턴은 단 1개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하며 일방적으로 얻어맞았다. 특히 루턴 타운은 9개의 슈팅 중 6개를 박스 안에서 시도했는데, 육탄 방어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울버햄프턴은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를 줬다. 황희찬과 라얀 아잇-누리를 빼고, 맷 도허티와 토티 고메스를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23일 케닐월스 로드에서 열린 2023~24 EPL 6라운드 루턴 타운과 울버햄프턴의 경기. 후반 5분 페드로 네투가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울버햄프턴 SNS
일방적으로 얻어맞은 울버햄프턴은 네투의 원맨쇼로 리드를 잡았다. 후반 5분 역습 상황에서 네투가 로키어의 견제를 이겨낸 뒤, 단독 드리블로 박스 안까지 진입 후 강력한 왼발 슈팅까지 시도했다. 공은 골키퍼 위로 지나가며 그물을 흔들었다.
기세를 올린 울버햄프턴은 후반 11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마리오 르미나와 킬먼의 연속 슈팅이 이어졌으나, 골키퍼 토마스 카민스키가 모두 막아냈다.
동점을 노린 루턴 타운은 후반 17분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교체 투입된 고메스가 박스 안 수비 과정에서 손을 높게 들었는데, 공에 맞으며 VAR 판독이 이어졌다. 결과는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모리스가 깔끔하게 왼쪽 구석을 노려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후에는 루턴 타운의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졌지만, 좀처럼 울버햄프턴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후반 43분 치에도지 오그베네가 리바운드된 공을 밀어 넣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와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루턴 타운 입장에선 승격 후 감격스러운 첫 승점을 따냈다. 울버햄프턴 입장에선 최하위 팀을 상대로 승리를 쌓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45분만을 소화한 황희찬은 무난한 기록을 남겼다. 45분간 15개의 패스 중 14개를 성공(93%)했고, 1개의 드리블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리커버리 2개·걷어내기 1회·헤더 클리어 1회를 남겼다. 지상 볼 경합에서는 4번 승리(80%)하며 존재감을 보여줬으나, 팀의 퇴장 여파로 긴 출전 시간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 불운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폿몹은 황희찬에게 평점 6.6을 부여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울버햄프턴 선수 중 공동 3위에 해당하는 평점이었다.
한편 올 시즌 황희찬의 입지는 점점 넓어지는 모양새다. 프리시즌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아 교체로만 나섰으나, 짧은 출전 시간에도 연이어 골망을 흔들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사진은 지난 16일 열린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환호하는 황희찬의 모습. 사진=울버햄프턴 SNS
지난 7월 출국 인터뷰에서 “최고의 시즌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황희찬은 리그 첫 6경기 만에 3골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막 직전 새롭게 부임한 게리 오닐 울버햄프턴 신임 감독 역시 황희찬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23일 영국 매체 버밍엄메일에 따르면 오닐 감독은 루턴 타운과의 경기를 앞두고 “중요한 건 황희찬의 골과 팀이 경기를 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다. 황희찬은 팀이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다. 그는 정말 침착하고, 골을 넣기 위해 올바른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라면서 “그는 우리에게 큰 힘이 됐다”라고 거듭 칭찬했다.
황희찬의 울버햄프턴은 오는 27일 입스위츠 타운과의 카라바오컵(리그컵) 3라운드·30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EPL 7라운드 일정을 차례로 앞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