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선수들 사이에서는 유승희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유승희는 오프시즌에 김정은(하나원큐)의 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 김지영(신한은행)과의 트레이드로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바 있다.
심기일전하며 시즌을 준비했지만, 유승희에겐 지난해 11월 5일 부산 BNK썸을 상대로 치른 홈 개막전이 올 시즌 처음이자 마지막 경기가 됐다. 이미 2차례 십자인대가 파열된 바 있었던 유승희는 과거에 다쳤던 오른쪽 십자인대에 또 부상을 입었다. 시즌아웃이었다.
수술, 휴식, 재활을 거친 유승희는 홈에서 열린 3차전부터 벤치를 찾았다. 이어 4차전에서는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2012~2013시즌 데뷔 후 첫 우승이었다. 데뷔 당시 소속팀이었던 용인 삼성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유승희가 경험한 유일한 챔피언결정전이었다.
유승희는 “우승해서 꼭 하와이 여행을 가고 싶었다. 그게 복귀 전 소원이었다. 우리은행이 내 꿈을 이뤄줘서 너무 기쁘다”라고 운을 뗀 유승희는 “‘이렇게 해야 우승할 수 있구나’ 싶다. 솔직히 말해 아쉬움도 남지만, 이렇게라도 우승 못해본 선수들도 있다. 이제 우승의 맛을 봤으니 다음에는 제대로 뛰고 우승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아직 걷는 데에 불편함이 따르는 만큼, 유승희는 우승이 확정된 순간 신인 김솔의 등에 업혀 코트 중앙으로 향했다. “내가 뛸 수 없다 보니 선수들이 가마 태워주겠다고 했었다. 비싸게 수술했는데 잘못될 수도 있으니 (김)솔이가 업어주는 걸로 바뀌었다”라며 웃었다.
1경기 만에 시즌아웃된 유승희로선 “아쉬움도 남지만”이라 말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했다. “아쉬울 수밖에 없지만, ‘모든 일에는 뜻이 있다’라고 생각한다. 욕심 부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유승희의 말이다.
한편으로 우승은 유승희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됐다. 유승희는 “재활에 욕심내고 싶지 않았는데 (우승하는 걸 보니)욕심도 난다. 빨리 복귀해서 다음 시즌에는 코트에서 선수들과 함께 우승하고 싶다”라며 의욕을 다졌다. 마음고생을 딛고 감격의 첫 우승을 맛본 유승희가 다음 시즌에는 건강히 돌아와 뜻을 이룰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