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두산위브 챔피언십 정상
170㎝대 방신실·박혜준·강지선 등
장타자 꺾고 14언더파 통산 2승
상금·대상 포인트도 나란히 1위에
“비거리 의식 안 해… 2승 이상 목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 차를 맞은 황유민(21·롯데)의 별명은 ‘돌격대장’이다. 키 163㎝의 작은 체격에도 강하고 빠른 스윙으로 장타를 펑펑 날리기 때문이다. 데뷔 시즌인 지난해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257.17야드를 기록하며 장타 부문 2위에 올랐다. 그뿐 아니다. 그린적중률 71.87%(17위)에 달하는 고감도 아이언샷까지 지녔다. 황유민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신인왕 레이스에서 2위에 올랐다.
황유민이 방신실(20·KB금융그룹), 윤이나(21·하이트진로) 등 소문난 장타자를 가볍게 제치고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황유민은 7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한 타를 줄였다.
황유민이 7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통산 2승을 달성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KLPGA 제공 |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적어낸 황유민은 박혜준(21·한화큐셀)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지난해 7월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 이후 9개월 만에 통산 2승 고지에 올랐다. 우승 상금 2억1600만원을 받은 황유민은 상금랭킹 1위(2억5266만원)에 올랐고 대상 포인트도 1위를 점령했다.
황유민은 1, 2라운드에서 공교롭게도 2022년 장타 1위 윤이나, 2023년 장타 1위 방신실과 같은 조에서 동반라운드를 치렀는데 8타 차 완승을 거두며 선두로 반환점을 돌았다. 윤이나와 방신실은 둘 다 키 170㎝가 넘는 장신을 활용해 가공할 장타력을 선보이는 선수들이다.
특히 방신실은 지난해 장타력을 바탕으로 신인 중 유일하게 2승을 거뒀다. 황유민은 3라운드에서도 지난해 장타 3위 문정민(24·SBI저축은행)과 맞대결을 펼쳤고 2타 차로 선두를 유지했다.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황유민과 경기한 박혜준과 강지선(28·휴온스) 역시 키 170㎝가 훌쩍 넘는 장타자들이다. 박혜준은 177㎝로 KLPGA 투어 최장신이고 강지선도 171㎝이다. 하지만 황유민은 체격 조건의 열세를 극복, 손꼽히는 장타자들을 모두 제쳤다. 황유민은 “함께 경기한 선수들이 다들 장타자인 건 맞지만, 비거리는 아예 의식하지 않았다”며 “겨울 훈련의 성과가 열매를 맺었다. 작년에는 한 번 우승했는데 올해는 두 번 이상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2위 그룹에 2타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황유민은 샷이 갑자기 흔들리면서 힘겹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2∼3번 홀 연속 보기로 박혜준에게 선두를 내줬지만 4번 홀(파5)과 6번 홀(파4) 버디로 선두에 복귀했고 9번 홀(파4)에서 5m 거리 버디 퍼트를 떨궈 2타 차로 다시 앞서 나아갔다. 10번 홀, 12번 홀, 13번 홀에서 티샷이 페어웨이를 크게 벗어나 위기를 맞았지만 볼이 경사면을 타고 내려오거나 도로를 구르던 볼이 돌을 맞고 페어웨이로 들어오는 등 행운도 따랐다.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사이 박혜준이 13번 홀(파5) 이글성 버디, 14번 홀(파3) 2m 버디를 떨구며 거세게 추격, 1타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황유민은 침착하게 마지막 홀까지 타수를 잃지 않아 승리를 굳혔다.
디펜딩 챔피언 이예원(21·KB금융그룹)은 공동 42위(1언더파 287타)에 그쳤다. ‘오구 플레이’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고 1년9개월 만에 KLPGA 투어 대회에 복귀한 윤이나는 공동 34위(2언더파 286타)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