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가 데뷔 첫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에서 1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치는 것)를 기록했다.
이정후는 2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방문 경기에 선발 출전해 4타수 4안타 6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1회초 우전안타를 시작으로 5회초 우월 홈런, 6회초 좌중간 2루타, 그리고 8회초 우중간 3루타를 쳐내면서 사이클링 히트(히트포더사이클) 대기록을 완성했다. KBO리그 역대 29번째 기록. 올해는 엔씨 다이노스 양의지가 4월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포수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데뷔 첫 타격왕을 노리는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358로 껑충 뛰었다. 타격 2위 강백호(0.350·KT 위즈)와는 8리 차이가 난다. 이정후가 이날 쓸어 담은 6타점도 개인 최다 타점 기록이다.
이정후는 경기 뒤 “사이클링 히트보다 4안타를 쳐 팀에 필요한 점수를 냈다는 게 더 크게 와 닿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마지막 타석에 3루타를 치자고 생각하고 들어가진 않았다. 투수와의 싸움에 집중하다 보니 3루타가 나온 것 같다”면서 “맞는 순간 좋은 타구라고 생각했고 1루 주자인 (김)혜성이가 홈에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해 최선을 다해 뛰었다”고 했다.
부모님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어머니도 항상 응원의 말을 해주시지만 최근 어려웠을 때 아버지(이종범 LG 트윈스 코치)가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면서 “나조차 나를 믿기 어려울 때 ‘너는 생각보다 더 대단한 선수’라며 격려해주셨다. 아버지는 위대한 선수고 슈퍼스타지만 내겐 그저 든든한 최고의 아버지다”라고 말했다. 이정후는 최근 5경기 18타수 무안타의 빈공에 시달리다가 21일 엘지(LG) 트윈스전에서 4타수 3안타로 반등했다. 3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기록 중이다.
이정후의 맹활약에 키움은 한화를 9-4로 꺾고 5위 에스에스지(SSG) 랜더스를 반 경기 차로 추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