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3)과 메릴 켈리(33·애리조나) 동갑내기 원투펀치를 한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볼 수 있을까.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짐 보든은 26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각 팀의 가장 시급한 보강 요소와 해결책을 제시했다. 보든은 과거 신시내티와 워싱턴 단장을 역임했던 메이저리그 전문가로 현재는 분석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보든은 애리조나의 보강 요소로 선발 투수, 불펜 투수, 3루수, 수비력을 언급했다. 데려올 만한 FA 선수 중 하나가 김광현이었다. 올해 애리조나는 52승 11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꼴찌를 기록했다. 기대에 한참 못 미친 성적이다. 저조한 성적의 주요 이유 중 하나로 메이저리그 꼴찌의 투수력이 꼽힌다. 팬그래프 기준 WAR(대체 승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겨우 4에 불과하다.
특히 평균자책점 5.08, fWAR -1.2의 불펜 문제가 도드라진다. 보든은 "110패 시즌이 끝나고 애리조나가 필요한 것을 나열하기에는 너무 길다. 그러나 애리조나 프런트는 팀 수비와 불펜을 향상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고 문제를 짚었다.
그나마 선발 투수가 지적받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애리조나 1선발로 우뚝 선 켈리의 공이 크다. 켈리는 2015~201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활약하다 2019년 애리조나를 통해 금의환향했다.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뤄냈고 첫 시즌부터 32경기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로 팀 내 다승 1위를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어깨 통증으로 일찍 시즌을 마무리했으나, 3승 2패 평균자책점 2.59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올해도 켈리는 7승 11패 평균자책점 4.44로 팀 내 가장 많은 이닝(158)을 소화하면서 많은 승리를 챙겨 애리조나의 위안이 됐다. 켈리가 3년 연속 믿음직한 활약을 보여준 덕분에 애리조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켈리의 구단 옵션을 실행했다. 하지만 켈리의 분투에도 애리조나 선발진은 여전히 약하다. 매디슨 범가너(32)-잭 갈렌(26)-켈리라는 3선발은 굳건하지만, 4선발 이하는 100이닝 채우기도 버겁다.
그런 면에서 김광현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김광현은 선발 투수로 주로 등판해 7승 7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지난해(8경기 3승 평균자책점 1.62)보다는 아쉬운 성적이었지만, 나쁘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그 때문에 팬그래프 등 여러 미국 매체들은 이번 오프시즌 기회를 줘볼 만한 선발 투수 중 하나로 김광현을 언급하고 있다.
보든도 앞서 같은 주제로 아메리칸리그팀들을 다루면서 김광현을 선발 투수로 분류했다. 볼티모어와 미네소타가 저렴하고 제한된 조건 안에서 선발을 보강한다면 김광현이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애리조나 편에서도 함께 언급된 8명의 FA 투수들 중 김광현만이 선발 투수 자원이었다.
큰 돈을 쓰기 부담스러운 애리조나로서는 부담되지 않는 몸값도 'FA' 김광현의 매력포인트다. 보든은 "애리조나는 갈 길이 멀다. 트레이드할 방법도 마땅치 않고 최고의 FA 선수를 잡기 위한 돈도 충분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겨울 판도를 뒤흔들 만한 움직임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총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