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빈 번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동아닷컴]
최근 발표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결과에서는 코빈 번스(27, 밀워키 브루어스)가 잭 윌러(30,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번스는 1위 표 30장 중 12장을 얻어 윌러와 동률을 이뤘으나 2위 표에서 14대 9로 앞서며 최종 151대 141로 앞서 사이영상의 주인공이 됐다.
당초 이번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윌러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것이 예상됐다. 윌러의 승리를 예상한 이유는 투구 이닝.
윌러는 평균자책점 2.78로 2.43의 번스에 비해 처지는 기록을 나타냈으나 투구 이닝에서는 213 1/3이닝으로 167이닝의 번스를 크게 앞섰다.
하지만 투표권을 가진 전미야구협회 기자단은 번스의 손을 들어줬다. 큰 격차는 아니었으나 투구 이닝이 세부 지표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선발 투수들의 투구 이닝은 최근 10년 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완투가 선발 투수의 의무와도 같던 시절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지난 2011년 투구 이닝 타이틀을 획득한 저스틴 벌랜더(38)는 251이닝을 던졌다. 200이닝을 던진 투수는 무려 39명에 달했다.
하지만 5년 뒤인 2016년의 투구 이닝 1위는 230이닝을 던진 데이빗 프라이스(36). 또 200이닝을 던진 투수는 15명으로 확연히 줄어들었다.
또 5년이 지난 이번 해의 투구 이닝 1위는 윌러. 총 투구 이닝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13 1/3이닝에 불과하다. 10년 전 최다인 251이닝에 비하면 큰 폭의 하락.
이어 이번 해 200이닝을 던진 투수는 4명에 불과했다. 윌러, 워커 뷸러, 애덤 웨인라이트, 샌디 알칸타라. 양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는 200이닝을 던지지 못했다.
불과 13년 전 은퇴한 그렉 매덕스는 통산 5008 1/3이닝을 던졌다. 하지만 5000이닝은 이제 불멸의 기록 대접을 받고 있다.
타자들의 타격 기술과 장비의 발전 등이 이뤄지는 만큼 투수들은 더 많은 공을 강하게 던져야 살아남을 수 있게 됐고, 이에 투구 이닝이 적어지는 것이다.
이제 향후 수 년 안에 한 시즌 200이닝을 던지는 선발 투수가 아예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많은 투구 이닝이 굵직한 상의 수상을 보장하지 않다는 점도 있다.
이제 선발 투수의 긴 이닝의 투구는 보너스 개념으로 봐야 할 시기가 왔다. 최소 실점이 동반된 긴 이닝이 최고 가치를 지니나 강하게 던지는 것이 우선인 분위기.
조금 더 강하게 던져 예전에 비해 짧은 이닝을 기록하더라도 최소 실점으로 막는다. 이것이 번스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이 지니는 의미라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