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곧 1년을 맞는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지난 해 3월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2대2 맞트레이드를 성사했다. LG는 내야수 양석환과 좌완투수 남호를 두산에 건네고 두산으로부터 좌완투수 함덕주와 우완투수 채지선을 받아들이는 조건이었다.
두산은 오재일이 FA 자격을 얻고 삼성으로 떠나면서 1루수 자리에 심각한 공백이 생겼다. 중심타선에 들어갈만한 타자 역시 필요했다. 양석환은 군 입대 전인 2017년 홈런 22개를 터뜨렸던 선수로 주 포지션은 3루수이지만 1루 수비도 가능한 자원. 두산으로선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었다. 마침 LG에는 로베르토 라모스가 1루, 김민성이 3루를 지키고 있으니 양석환을 백업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어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이 가능했다.
두산은 양석환을 영입하기 위해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전천후 좌완 함덕주를 내줘야 했다. 트레이드 발표 후 "두산이 1루수가 급한 나머지 손해 보는 장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
그런데 결과는 대반전이었다. 양석환은 커리어 하이 시즌을 펼치며 두산에서 야구 인생의 날개를 달았다. 타율 .273 28홈런 96타점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타선에 큰 힘을 보탠 양석환의 활약으로 두산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양석환은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경험하면서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냈다.
반면 함덕주는 16경기에 등판해 21이닝을 소화하며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팔꿈치 상태가 완전치 않은 것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결국 함덕주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트레이드의 성패를 한 시즌 결과만 놓고 판단할 수는 없다. 지난 해 결과만 놓고 보면 두산의 일방적인 승리라고 할 수 있지만 올해 결과가 어떻게 바뀔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
일단 지금까지 함덕주의 페이스는 고무적이다.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합류한 것만 봐도 가늠할 수 있다. 이제 막 불펜 피칭을 시작한 함덕주는 3월에 열리는 시범경기 등판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올 시즌 복귀에는 이상이 없을 전망이다. 또한 시즌 종료 후 FA 자격도 얻을 수 있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기도 하다.
LG 포수 유강남은 "함덕주는 두산 시절에도 원체 잘 던지는 투수였다. 올해 우리 팀 마운드의 열쇠다"라면서 "굉장히 열심히 준비하고 있더라. 다시 잘 던져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를 응원하고 싶다"라고 함덕주의 부활을 바랐다. 유강남의 말처럼 함덕주가 부활에 성공한다면 LG 마운드는 그야말로 '철옹성'으로 거듭날 것이다. 올해 불펜투수로 기용될 예정인 함덕주는 과연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