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과 함께 뛰었던 아델 타랍은 예전과 달리 성숙한 모습으로 벤피카 중원을 책임지는 중이다.
벤피카는 16일 오전 5시(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2021-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아약스를 1-0으로 격파했다. 벤피카는 합계 스코어 3-2를 만들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홈에서 2-2를 만들고 아약스 원정을 온 벤피카는 내내 밀렸다. 아약스 맹공에 시달리며 슈팅은 고사하고 이렇다할 기회 창출조차 하지 못했다. 수세에 몰린 벤피카를 구한 건 다윈 누녜스였다. 누녜스는 후반 32분 헤더 득점을 터트리면서 팀에 리드를 선사했다. 1-0을 지킨 벤피카는 승리를 확정하며 6년 만에 8강 무대에 합류하게 됐다.
선발 출전한 타랍이 눈에 띄었다. 타랍은 율리안 바이글과 중원을 구성하면서 적극적인 수비 지원을 펼쳤다. 계속해서 움직이며 아약스가 쉽게 빌드업을 펼치지 못하도록 방해했고 자신의 위치를 잘 지켰다. 공을 잡으면 맹목적으로 달려가기보다 주변 동료를 이용해 견제를 풀고 전진 패스를 공급하면서 침착하게 전개를 했다. 수비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준수했다.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 때와 완전히 달랐다. 박지성과 함께 QPR에서 뛰던 시절 타랍 별명은 탐욕왕이었다. QPR 공격 에이스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혼자만 하는 게 문제였다. 패스 타이밍을 전혀 못 맞추고 개인기를 하는데 급급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선 솔로 플레이가 통했지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는 아니었다.
수많은 QPR 팬들이 뒷목을 잡게 만든 타랍은 풀럼, AC밀란에서도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벤피카 이적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2018-19시즌까진 없는 선수로 있다가 점차 팀 플레이를 하려고 하면서 출전 시간을 확보했다. 공을 다루는 기술과 경기를 푸는 감각은 뛰어난 선수여서 요긴하게 쓰였다. 최근엔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며 벤피카 선전에 힘을 싣고 있다.
다가오는 8강에도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은 타랍이다. 벤피카 중원 자원에 없는 경험과 발기술, 활동량을 지닌 타랍을 넬송 베레시무 대행이 이용할 것이다. QPR때보다 성숙해진 타랍이 벤피카가 UCL에서 더 높은 곳에 가는데 확실하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