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운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감독은 그저 1군 기용 가능성을 지켜보는 차원이라고 하는데, 당장 1군에서 얼굴을 봐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키움 4라운드 신인 노운현이 독특한 투구폼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노운현은 12일 두산전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15일 LG전에서 2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5일 경기에서는 4회 등판하자마자 연속 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지만 실점을 막았고, 5회에는 피안타 없이 선두타자 볼넷과 연이은 진루타 허용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17일 노운현의 투구에 대해 "실점은 있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정타가 없었다는 점이다. (4회)안타도 정타보다는 빗맞은 타구였다. 그만큼 공의 움직임이 좋다는 뜻이다. 어린 나이지만 마운드 위에서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이닝 투구는 단순히 투구 수를 늘리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른 의미는 없다"며 "확대해석 하시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인인데도 연습경기부터 자주 얼굴을 보이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경험치를 쌓는다는 개념으로 봐주시면 좋겠다"며 다시 한번 의미부여를 회피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신인이 성과를 내기 전에 관심을 받으면 부담감을 가질까 걱정해서일 수도 있고, 숨기고 싶은 비밀무기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라도 키움이 노운현을 예사롭지 않은 선수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놀라운 점은 지금까지 노운현의 직구 구속이 '빨라도' 120㎞ 중반 수준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직구 평균 구속이 가장 느렸던 선수는 128.6㎞를 기록한 유희관 현 해설위원이다. 키움 사이드암투수 김동혁이 130㎞로 그 다음, '국가대표 언더핸드' SSG 박종훈이 133.3㎞였다. 노운현이 등장하면 이 기록을 전부 깰지도 모른다.
노운현의 무기는 구속이 아니라 희소성이다. 키움 전력분석팀 자료에 따르면 노운현의 릴리스포인트 높이는 0.75m로 현재 키움 선수단에 있는 투수 중에서는 가장 낮다. 10개 구단 언더핸드 투수들을 줄세워봐도 손꼽힐 정도로 낮은 높이다. 여기에 상체를 한 번 멈추는 특별한 투구 폼 또한 타자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직구 구속은 120㎞지만 희소성이라는 무기를 갖춘 신인이 KBO리그에 신선한 파란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