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석./사진=KT 위즈
KT 위즈 내야수 오윤석(30)이 생애 첫 유격수 선발 출전해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이렇게 내야수가 멀티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면 그만큼 팀으로서는 내야 뎁스는 더욱 강해진다. 우승팀 KT가 수비 업그레이드를 노린다.
KT는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시범경기서 2-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유격수가 핵심이었다. 유격수 자리에 내야수 오윤석을 활용하는 파격 실험에 나선 것이다. 오윤석은 롯데 시절부터 KT 이적 후 주로 1루수나 2루수 자리에서 수비를 소화했다. 유격수 출전은 한 경기도 없다. KT 이강철 감독은 "내년 시즌까지 염두에 둔 기용"이라며 "오늘 오윤석을 유격수로 한 번 써보려고 한다. 수비 연습 도중에 저기(유격수)로 가보라고 했다(웃음). 당장 올 시즌 유격수 백업뿐만 아니라 내년 시즌 유격수도 생각해야 하는 게 우리 팀 사정이다. 정규시즌 때는 이런 실험을 못 하니까 지금 해봐야 한다. 정면으로 오는 타구만 잡아줘도 만족이다"며 유격수 오윤석 기용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오)윤석이는 백업에서 올라와야 할 선수다. (박)경수랑 번갈아가면서 뛸 수 있어야 한다. 경수가 일주일에 3~4번 나가면 나머지 2경기 정도를 윤석이가 나서야 좋다"며 "현재 유격수 백업은 신본기 뿐이다. 있는 자원을 더 활용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윤석의 유격수 수비는 나쁘지 않았다. 어려운 타구가 오지는 않았지만 이강철 감독이 바라는 정면 타구는 무난하게 잡아 송구했다.
1회 첫 타자 김도영의 타구가 오윤석 쪽으로 향했다. 타구 속도가 빠르지 않아 포구 후 송구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김도영의 빠른 발도 제 몫을 했다. 결국 내야 안타. 첫 타구를 안타로 내준 오윤석은 3회 선두타자 권혁경의 땅볼 타구를 잘 잡아 아웃시켰다.
병살타도 잘 솎아냈다. 8회 2사 만루서 박찬호가 친 타구가 2루수 쪽으로 향했다.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오윤석은 권동진의 송구를 잘 받은 뒤 1루로 정확하게 뿌렸다.
심우준이 올 시즌 종료 후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만큼 내야 자원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좋다.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도 바라봐야 하는 KT다. 오윤석의 활용 폭이 커진다면 그만큼 내야 뎁스 강화를 이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