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31일 박지성은 11년간의 국가대표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박지성은 2000년 아시안컵 1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 출전, 국가대표로 데뷔한 후 2002 한일월드컵, 2006 독일 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을 비롯해 아시안컵에서도 맹활약했다.
당시 박지성은 “아직 이른 나이일 수도 있고 아쉬움도 있지만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과 한국 축구를 위한 좋은 결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지성의 그때 나이는 29세였다.
이어 2019년 1월 30일 기성용(뉴캐슬)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국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기성용은 2008년 9월 5일 요르단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로 데뷔한 후 세 차례의 월드컵을 포함해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구자철도 기성용과 비슷한 시기에 대표팀에서 활동했다. 그는 2014년 월드컵과 2018년 월드컵에 출전했다.
둘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도 함께 출전, 한국의 동메달 획득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들이 국가대표 은퇴를 밝혔을 때의 나이는 30세였다.
올해 37세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여전히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뛰고 있다.
호날두의 자기 관리는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지금도 그는 경기가 끝나면 집에 설치해 놓은 아이스챔버를 이용해 몸을 회복시키고 있다.
호날두 등 유럽 및 남미 선수들과는 달리 한국 선수들이 조기에 국가대표를 관두는 것을 무조건 탓할 수는 없다. 환경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호날두 등 각국 대표 선수들은 주로 자국 또는 유럽 클럽에서 뛴다. 비행 거리가 짧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날아갈 수 있는 거리다.
그러나, 유럽 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은 장시간 비행기를 타야 한다. 여기에 부상까지 겹쳐 A매치 때마다 한국을 오가는 여행길이 곤혹스럽다. 박지성, 기성용, 구자철 모두 이 때문에 조기 국가대표 은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손흥민(토트넘)은 어떨까?
손흥민은 올 7월 만 30세가 된다. 박지성, 기성용, 구자철의 기준으로 보면, 국가대표 은퇴를 생각해야 하는 나이다.
손흥민은 2010년 12월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이후, 두 차례 월드컵(2014년, 2018년)과 아시안컵,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2016년에는 올림픽대표팀의 일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손흥민 역시 A매치가 열릴 때마다 국가대표로 차출돼 왔다. 부상이 없는 한 꼬박꼬박 한국으로 오간다.
손흥민은 박지성, 기성용, 구자철과는 달리 부상으로 시달리는 가운데 한국을 오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손흥민 역시 힘들기는 매한가지다. 그 역시 30줄에 접어들면서 국가대표 은퇴를 고민할지도 모른다.
공교롭게도 박지성, 기성용, 구자철 모두 월드컵이 끝난 후 열린 아시안컵을 치른 후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
2022 카타르월드컵이 올 11월 말부터 열려 아시안컵은 2023년 6월에 개최된다.
과연 손흥민이 2026 월드컵에서도 한국 국가대표로 뛸까? 그때 그의 나이는 34세가 된다. 내년 아시안컵이 주목되는 이유다.
팬들은 물론 손흥민이 그때까지 뛰어주길 바랄 것이다. 현재로서는 손흥민 없는 한국 축구는 생각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