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도 똑같겠지만 우리가 T1 바텀 듀오보다 모든 부분에서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룰러’ 박재혁이 결승전을 앞두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27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롤파크에서 진행된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 2라운드 2경기에서 젠지가 담원 기아를 상대로 3대 2 승리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젠지는 T1과 이번 스프링 시즌의 왕좌를 놓고 마지막 대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포모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박재혁은 승리 소감으로 “정말 힘든 경기를 이기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경기 후 시장통처럼 선수들끼리 어떤 말을 하는지 모를 만큼 소리를 질렀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날 경기 5세트 젠지는 놀라운 집중력과 침착함을 보여주며 대역전극에 성공했다. 박재혁은 16년도 롤드컵 선발전에서 지금은 자신들의 감독이 된 ‘스코어’ 고동빈에게 같은 플레이를 당했고 당시에도 이겼다는 사실을 알렸다. “16년도 롤드컵 선발전에서 저희 감독님의 니달리에게 한 번 당했었지만 이겼었다. 물론 그때보다 훨씬 정도가 심했지만 선수들에게 할만하다. 이런 경기 이겨본 적 있다”고 이야기했다. ‘피넛’ 한왕호의 상태가 당시 어땠냐는 질문에는 “안 괜찮았던 것 같은데 애써 웃는 것 같았다”며 “저는 진짜 괜찮아서 괜찮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역전을 위한 플레이로는 상대보다 먼저 행동하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박재혁은 “탑 지역에서 교전을 이기고 유미와 함께 니달리를 잡았었다. 그 상황 후에도 경기 자체는 힘들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미드에서 오른을 앞장세우고 이니시를 열자고 이야기했다. 무엇이든 상대보다 뭔가를 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역전할 수 있었던 과정을 언급했다.
‘덕담’ 서대길은 두 차례 직스를 기용해 ‘여신의 눈물’을 구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중요 상황에서 마나가 부족해 활약하지 못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다. 박재혁은 “대치 상황에서 직스가 마나가 없어서 귀환했다가 텔레포트 타서 복귀할거라는 얘기도 많이 했다. 또 직스의 귀환 타이밍 때 시야를 더 잡을 수도 있었다”며 이를 이용하려고 했음을 이야기했다. 본인이라면 ‘여신의 눈물’을 구매할 것 같냐는 추가 질문에는 “여신의 눈물은 하나 사고 나중에는 판매할 것 같다”며 본인의 아이템 선택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LCK 우승에 대한 그의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박재혁은 “LCK 우승컵이 아직 없기 때문에 우승하면 어떤 기분일지 많이 상상해본다. 우승하게 된다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잃은 것도 얻은 것도 모두 많을 것 같다”며 우승 트로피에 대한 남다른 의미를 조심스럽게 소개했다.
젠지의 다음 상대는 T1이다. 박재혁은 “케리아 선수가 맵을 굉장히 잘 쓴다고 느꼈다. 저희가 먼저 움직이고 먼저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신경써야 될 부분을 말했다. 상대 바텀 듀오보다의 강점에 대해 묻자 박재혁은 “상대도 똑같이 생각하겠지만 모든 걸 저희가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재혁과 ‘구마유시’ 이민형은 개인적으로도 할 얘기가 있어 보인다. 얼마 전 박재혁은 개인 방송에서 이민형을 언급했었다. 이번에는 먼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구마유시 선수가 등에 칼을 꽂아 살짝 아팠지만 나름 참을만했다. 목 씻고 기다리라고 말하고 싶다”며 유쾌하게 받아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민형 특유의 자신감 있는 도발에는 “무섭지는 않아서 별 생각은 안하고 있다”며 상대의 도발을 가볍게 받아쳤다.
결승전에서 승리할 경우 국가대표의 가능성도 더욱 높아진다. 박재혁은 “아시안게임이 간절하지만 운명이 이끄는 대로 가보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 결승전에서 저의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도 있을 거라고 본다. 또 아시안게임을 가지 못하더라도 그만큼 다른 선수들이 잘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마음은 쓰리지만 응원할 것 같다”고 말해 그가 인간적으로도 많이 성숙하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
마지막으로 박재혁은 결승전 진출 소감으로 “오늘 엄청난 역전을 통해 이겼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 결승전도 좋은 모습 보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