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네요."
29일 대구 삼성-롯데전을 중계하던 양준혁 해설위원의 감탄사. 대상은 롯데 1차지명 루키 이민석(19)이었다.
개성고를 졸업하고 롯데의 으뜸 선택을 받은 우완 정통파. 1m89, 95kg의 당당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가 일품이다. 레전드도 놀라게 한 담대한 승부를 펼치며 벤치에 눈도장을 찍었다.
이민석은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서 첫 선을 보였다. 선발 나균안에 이어 4회말 등판한 루키. 기대 이상이었다.
선두 타자는 삼성이 자랑하는 외인 강타자 호세 피렐라. 하지만 주눅들지 않았다. 초구부터 무려 154㎞의 강속구를 한 가운데에 찔러넣었다. 중계를 하던 정병문 캐스터와 양준혁 위원은 동시에 "아~"하며 감탄사를 터뜨렸다.
양 위원은 "끌고 나와서 제대로 때린다. 저 정도 구위면 가운데만 보고 던지면 된다"며 놀라워 했다.
실제 이민석은 담대했다.
151㎞의 빠른 공으로 공 2개 만에 피렐라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4번 오재일에게는 볼 3개를 앗달아 던졌다. 4구째 149㎞ 빠른 공을 오재일이 작심하고 쓰리볼 타격을 했지만 묵직한 구위에 밀려 뜬공으로 물러났다.산 넘어 산이었다. 세번째 타자 강민호가 등장했다.
하지만 이민석은 여전히 씩씩했다. 과감한 몸쪽 148㎞의 깊숙한 공에 위협을 느낀 강민호는 악 소리를 지르며 화들짝 놀라며 가까스로 피했다. 곧바로 149㎞ 바깥쪽 빠른 공이 들어오자 힘 없이 배트가 나왔다. 2루 땅볼.
단 11구 만에 삼성이 자랑하는 중심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최고 구속 154㎞, 슬라이더도 무려 140㎞가 찍혔다.
변화구가 크게 뒤로 빠지는 등 아직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은 미완성 원석이지만 구위 자체가 매력 그 자체인 슈퍼 루키.
짧지만 강렬한 담대한 퍼포먼스에 롯데 서튼 감독은 만족스러운 듯, 대견한 듯 환한 아빠 미소를 지었다. 팀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만큼 기분 좋은 일은 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