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한국시간) 영국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손흥민(29)은 수비 진영에서 적지 않은 시간 목격됐다.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고 역습 상황이 되면 스프린트 하는 등 공격 비중도 적지 않았다. 그만큼 활동량이 많은 경기였다.
비단 손흥민뿐만이 아니다. 최전방 스리톱으로 출전한 데얀쿨루셉스키, 그리고 해리 케인까지 공이 없을 땐 깊숙한 곳으로 내려와 수비 숫자를 늘렸다. 토트넘의 조직적인 수비에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제대로 된 슈팅을 날리지 못한 채 1-5로 무릎을 꿇었다. 유일한 득점은 세트피스였다.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 공격수들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장면을 최근 토트넘 경기에서 찾을 수 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일어난 변화다.
아스날, 첼시, 바르셀로나 등에서 뛰었던 전 스페인 국가대표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
"어느 날 콘테 감독이 에덴 아자르에게 말했다. '좋아. 넌 수비하기 싫어하지. 그러면 매 경기 2~3골을 넣어. 만약 그렇게 한다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렇지 않다면, 너도 다른 선수들처럼 수비해야 해'라고 했다"고 파브레가스는 이야기했다.
아자르는 빼어난 공격력을 바탕으로 첼시 소속이었던 2012-13시즌부터 2018-19까지 프리미어리그 최고 윙어로 각광받았다. 윙어인데도 첼시 소속으로 352경기에 출전해 무려 110골을 넣었다.
다만 수비 가담에 대한 지적이 이전에도 있었다. 2015년 첼시 감독이었던 주제 무리뉴 현 AS로마 감독은 애스턴빌라와 경기에 팀 내 핵심 선수였던 아자르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해 모두를 의아하게 했다. 경기 후 아자르를 왜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느냐는 물음에 무리뉴 감독은 "아자르가 다시 선발 명단에 들기 위해선 자신의 자리인 공격, 윙뿐만 아니라 미드필더에 신경 쓰고 수비에도 가담할 줄 알아야 한다. 아자르를 제외한 이유는 우리가 너무 많은 골을 허용하기 때문"이라고 공개 질책했다.
콘테 감독은 2016년 7월 첼시에 부임했다. 당시에도 아자르가 에이스로 자리 잡고 있던 시기였지만 예외 없이 '수비에 가담해야 한다'고 쓴소리했다는 파브레가스의 설명이다.
콘테 감독은 2016-17시즌 아자르와 파브레가스를 앞세워 첼시를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부임하자마자 거둔 성과다. 수비 가담을 해야 한다고 지적받은 아자르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즌에 프리미어리그 데뷔 이후 가장 많은 16골을 넣었다.
콘테 감독의 수비 철학이 자리잡은는 듯 토트넘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3연승 하는 동안 단 2골을 허용했다.
이날 경기가 끝나고 팀을 4위로 이끈 콘테 감독은 "우리에겐 8경기가 남았고, 8경기 결승전이 있다"며 "남은 모든 경기에서 승점을 얻어 4위 진입이라는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