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KIA전. 경기 중반부터 1점 차 불펜 싸움으로 팽팽했다.
8회말 1사 후 한 점 뒤진 KIA는 LG 좌완 함덕주 상대로 황대인의 중전 안타, 김석환의 볼넷으로 주자 2명이 출루했다. 1사 1,2루 동점 찬스, 김민식 타석에서 나지완이 대타로 나오며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에 LG 벤치에서 투수 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왔고, 좌완 함덕주에서 우완 사이드암 정우영으로 투수를 교체됐다. 다시 KIA 벤치가 움직였다. 우타자 나지완 대신 좌타자 고종욱으로 대타를 다시 바꿨다. 사이드암 투수가 약한 좌타자 기용.
양 팀 벤치의 수싸움으로 김민식-함덕주가 아닌 고종욱-정우영으로 투타 매치업이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베테랑 나지완은 대타로 나왔으나 타석에 들어서지도 못한 채 그대로 교체됐다.
2차례 대타 카드를 연이어 사용한 김종국 KIA 감독은 덕아웃 앞에서 나지완의 가슴을 툭툭 치면서 뭔가 위로의 말을 건네는 장면이 TV 카메라에 잡혔다. KIA 동료들은 덕아웃으로 돌아오는 나지완에게 박수를 보내며 격려했다. 나지완은 결국 고종욱-정우영 매치업을 위해 희생된 셈.
김선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게 팀이다.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그 역할을 해줬다. 나지완은 본인 역할을 했고, 김종국 감독은 이것까지 계산해서 고종욱을 낸 것이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첫 출장. 찬스에서 대타로 나왔다가 공 1개도 상대하지 않고 대타로 교체된 나지완은 아쉬움이 가득했을 것이다.
15년차 베테랑 나지완에게 올 시즌은 절박하다.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고작 31경기 출장에 그쳤고, 성적은 타율 1할6푼(81타수 13안타) 7타점 OPS .497에 그쳤다. 통산 221홈런 타자는 홈런 한 방 기록하지 못했고, 시즌 후 FA 자격을 취득했으나 권리를 신청하지 않았다.
나지완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절치부심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20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신예 김석환(23)의 활약으로 우선 순위가 밀렸다.
2017년 입단한 김석환은 지난해까지 1군에 단 6경기 뛰었다. 장타력을 갖춘 김석환은 스프링캠프에서 관심을 받더니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1푼(42타수 13안타) 2홈런 10타점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보여줬다. ‘국민타자’ 이승엽을 닮은 스윙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개막전에서 김석환이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김종국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좋은 기록을 낸 김석환과 신인 김도영에게 먼저 기회를 주고 있다. 좌익수 경쟁에서 밀린 나지완은 대타 임무다. 개막 2연전에서 나지완은 타격 기회를 잡지 못했으나, 곧 기회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