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까지 오신 LG 팬들에게 개막 2연승의 즐거움을 드린 것 같다. 오지환의 두 차례 호수비와 박해민의 9회 호수비가 결정적이었다."
LG가 2~3일 KIA를 상대로 2연승을 낚으며 우승후보로서의 존재감을 확고하게 드러냈다. 개막전서는 상대 실책을 빌미로 빅이닝을 만든 끝에 9-0으로 완승했다. 3일 경기서는 1점차 승부서 강력한 위용을 뽐냈다. LG가 자랑하는 정우영, 고우석이 불안 불안한 듯해도 끝내 1점을 지켰다.
사실 LG가 3일 보여준 야구가 고급야구였다. 류지현 감독도 "양 팀 모두 수준 높은 야구를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격수 오지환과 중견수 박해민의 호수비를 칭찬했다. 실제 두 사람은 8~9회를 지배하며 KIA의 추격 흐름을 차단했다.
오지환은 8회말 선두타자 최형우의 빗맞은 타구를 좌익수 방면으로 전력 질주, 벤트 레그 슬라이딩을 하며 걷어냈다. 개막 2연전서 안타 신고를 하지 못했으나 수비로 이름값을 다했다. 박해민은 9회말 1사 1루서 김선빈의 빗맞은 타구를 다이빙하며 캐치했다. '빅 아웃'이었다.
LG는 본래 센터라인이 강력하다. 그런데 FA 60억원 사나이 박해민의 가세로 더 강해졌다. 허리 통증으로 개막엔트리에서 빠진 홍창기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홍창기마저 가세하면 전체적인 외야 디펜스가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FA 재수생' 서건창은 개막전서 양현종을 무너뜨리는 3타점 2루타를 날리는 등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이틀간 타율 0.333에 4타점을 쓸어담았다. 재치 있는 주루와 안정적인 2루 수비도 여전했다.사실 서건창은 2021시즌 연봉 셀프삭감과 트레이드, 부진 등 최악의 한 해를 보내며 FA 자격을 행사하지 못했다. 다시 예비 FA 시즌을 맞아 부활을 예고한 2연전이었다. 류 감독은 "원래 그런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되게 좋은 선수다. 작년에 연봉 문제도 있었고 FA를 앞두고 마음의 부담도 있었다. 시즌 초반에 생각한대로 플레이가 안 나오다 보니 1년간 안 좋았다. 그러나 워낙 좋은 선수다. 굉장히 믿고 있다"라고 했다.
포수 유강남도 개막 2연전서 1안타씩 날렸고, 투수들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며 2연승의 숨은 공신이었다. 특히 개막전서 외국인투수 애덤 플럿코와의 호흡이 좋았다. KIA 김종국 감독은 플럿코의 수직무브먼트가 좋았다며,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류 감독은 유강남에게 공을 돌렸다. 특히 유강남의 프레이밍을 호평했다. "우리 외국인투수들이 유강남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볼배합과 리드에서 호흡이 좋지만, 미국에서 생활한 투수들이 유강남의 프레이닝이 좋다고 느낀다. 투구 리듬 자체가 올라와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다"라고 했다.
유강남도 올 시즌을 마치면 FA다. 류 감독은 "이제 정점에 오른 포수다. 경력도 있고 기량이 올라와있다. 팀의 주전포수로서 신뢰도가 높다"라고 했다. 결국 센터라인에 포진한 선수들이 공수에서 제 몫을 해내니 개막 2연승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