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한번은 우연일 수 있었다.
하지만 두번 연속 완벽투는 부활의 상징이었다.
삼성 투수 양창섭이 기나긴 어둠을 뚫고 완벽 부활했다.
양창섭은 12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두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4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12대1 승리를 이끌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무4사구 완벽투. 실점은 2회 장운호에게 허용한 솔로포 한방이 유일했다.
시즌 첫 등판이던 지난 6일 두산전 6이닝 3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7대1 승리를 거두며 2018년 이후 무려 1300일 만의 감격 승리를 챙긴 양창섭은 파죽의 개막 2연승을 달렸다. 개막후 12이닝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단 0.75의 짠물투를 펼치고 있다.
최고 구속은 144㎞에 불과했지만 슬라이더와 포크볼, 커브를 구석구석 찔러넣으며 한화 타선을 무력화 했다.
거센 바람 속에 뚝 떨어진 체감 온도 속에서도 페이스를 잃지 않은 양창섭은 경기 후 "실투 하나가 홈런으로 이어져 아쉽지만 볼넷 없이 투구를 마무리 한 것에 만족한다. 오늘 날씨도 차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수비하는 형들이 힘들었을 텐데 재일이 형, 한울이 형이 어려운 타구를 처리해 줘서 쉽게 경기를 끌고 간 것 같다.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또 추운 날씨에도 응원하러 와주신 팬들에게도 감사하다"며 동료와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양창섭의 목표는 초지일관이다. 수치적 목표는 없다. "지금 페이스 잘 유지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시즌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하나 뿐이다.
데뷔 첫 시즌인 2018년 혜성처럼 등장하며 삼성 마운드 미래를 이끌 에이스 후보로 손꼽혔던 유망주.
2019 스프링캠프에서 찾아온 팔꿈치 수술 이후 3년간 암흑의 터널을 지나며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허리, 어깨 등 통증으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 앞서 결혼과 함께 등번호를 에이스 넘버 '1번'으로 바꿔달면서 절치부심한 그는 완벽 부활을 알렸다.
5선발 굳히기를 넘어 1년 후배 원태인 백정현과 함께 최강 토종 선발 트리오를 형성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