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중국슈퍼리그(CSL)가 사실상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포기했다. 두 팀이 기권한 데에 이어 나머지 두 팀은 유소년팀이 출전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 무대에서 위상을 잃어가는 것도 모자라 끝없는 추락의 길을 걷고 있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12일(한국시간) "재정난으로 인해 창춘 야타이가 앞서 플레이오프에서 기권을 선언했고, 이번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하이 하이강이 조별리그 기권을 발표했다"며 "올해는 광저우FC와 산둥 타이산만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게 됐다"고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광저우FC는 30인 명단을 확정했는데 2000년대생 선수들이 무려 27명에 이른다. 대부분이 에버그란데 축구학교에서 새로 영입한 선수들이며, 평균 연령은 20.3세다. 1990년대생 선수는 3명에 불과하다"며 "산둥 타이산도 유소년팀이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CSL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기업들의 경제적 위기가 들이닥쳤고, 여기다 경영 문제 및 위법 혐의 등으로 순식간에 무너졌다. 결국 일부 구단들은 해체 수순에 돌입했고, 선수단을 대거 정리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이에 지난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했던 광저우FC, 베이징 궈안, 상하이 하이강은 위기 속에서 이원화 전략을 택했다. CSL과 일정이 겹치는 데다가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감독 없이 2군과 어린 선수들로 나섰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상하이 하이강은 플레이오프에서 카야 FC(필리핀)에 졌고, 본선에 오른 광저우FC와 베이징 궈안은 조별리그에서 최하위로 탈락했다. 결국 CSL은 최근 AFC 기술위원회에서 발표한 아시아 대회 순위에서 급락하는 후폭풍을 맞았다. 1위에서 10위로 급락했다.
이런 가운데 CSL은 여전히 재정난과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급락한 순위를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AFC 챔피언스리그를 포기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경쟁력을 갖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데, 계속해서 퇴보하며 추락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AFC는 "중국 축구와 CSL이 AFC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징계가 내려지진 않을 것으로 보이나, 아시아 대회 순위가 더 떨어지면서 AFC 챔피언스리그 참가팀이 축소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