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이 다소 울퉁불퉁했던 KIA는 5월 들어 투‧타 밸런스가 맞아 떨어지며 최고의 시기를 보냈다. KIA는 5월 26경기에서 18승8패(.692)라는 호성적을 거뒀고, 이는 리그 최고 성적이었다.
그 결과 하위권에 머물던 순위도 3~4위권까지 치고 올라왔다. 김종국 KIA 감독도 예상하지 못했던 호성적에 일단 한숨을 돌린 셈이 됐다. 그 기세는 6월 첫 일정이었던 주중 두산과 3연전까지도 이어졌다. KIA는 이 3연전을 싹쓸이하며 기분 좋게 수원으로 건너왔다.
그러나 수원에서 기다리고 있는 디펜딩챔피언은 순위와 관계없이 역시 만만치 않은 팀이었다. KIA는 3일 배제성, 4일은 엄상백이라는 kt 선발투수들에 막혀 공격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끝에 연패했다. 5일에도 공격이 잘 터지지 않았다. 마운드가 분전했지만 결국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2-2로 비겼다.
올해 KBO리그 5월에는 유독 비가 내리지 않았다. 우천취소가 된 일정이 손에 꼽을 정도다. 보통 1~2번 정도는 적절한 타이밍에 비가 내려 체력을 보충할 시간이 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 모든 팀들에게 마찬가지 사정이기는 하나 연승의 흐름을 이어 가기 위해 알게 모르게 전력을 다해온 KIA에는 더 많은 피로감을 동반하는 일정이었다.
사실 잘 나갈 때는 피로도를 모른다. 매일 이기는데 그런 피로감은 멘탈적인 즐거움으로 상당 부분 가려진다. 그래서 지도자들은 "연승 후유증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매일, 매 시기 잘할 수는 없기에 연승은 언젠가는 끊기고, 사이클은 언젠가는 떨어진다. 연승할 때, 잘 나갈 때는 잘 느낄 수 없는 피로도가 이 시기에 한꺼번에 몰려오기 마련이다.
김종국 KIA 감독 또한 "선수들의 피로도가 쌓이고 있는 중"이라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래서 이제는 관리법도 중요해졌다. 아직 시즌은 어마어마한 경기가 남아있고, 체력과 멘탈 관리는 시즌 성패를 가른다. kt와 주말 3연전은, 그 사이클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행히 다음 주는 홈 6연전이다. LG와 키움이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 기다리지만 원정 6연전에서 쌓인 육체적‧정신적 피로도를 어느 정도 털어낼 수 있는 여건이다. 여기에 옆구리 통증으로 최근 경기에 결장한 류지혁은 다음 주 일정부터는 돌아올 수 있다. 마운드에서도 잠시 휴식을 취한 한승혁이 로테이션에 돌아온다. 순위가 위 아래로 끼인 KIA는 사실 당분간 매 시리즈가 승부처,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더 현명한 관리법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