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3년이다. 노팅엄 포레스트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복귀에 걸린 시간 말이다. 이 승격팀의 귀환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에 그들이 이룩한 업적 덕택이다. 노팅엄 포레스트의 위업은 지금까지도 잉글랜드 축구사의 하이라이트로 남아있다.
통계 매체 '트란스페르마르크트'가 게재한 데이터에 따르면,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및 전신 유러피언컵에서 정상을 밟았던 잉글랜드 클럽은 단 5곳에 불과하다. 리버풀·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첼시·아스톤 빌라 그리고 노팅엄 포레스트다. 노팅엄 포레스트는 단 1번의 우승만 차지한 케이스도 아니다. 첼시와 마찬가지로 2차례나 유럽 왕좌를 거머쥐었다.
맨체스터 시티나 토트넘 홋스퍼 및 아스널 등도 아직까지 빅 이어를 삼키지 못했다. 그렇게 많은 투자를 했고, 그토록 오랜 시간 잉글랜드 명가라고 평가받았지만, 유럽의 일등이 되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노팅엄 포레스트의 대업이 요즘 들어 재조명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노팅엄 포레스트는 1970년대 후반 전성기를 보냈다. 이른바 '태양의 시대'라고 하는데, 그들은 1978-1979시즌과 1979-1980시즌 연속으로 유럽을 정복했다. '연거푸 유럽 정벌'은 잉글랜드 내에서는 노팅엄 포레스트를 제외하고 리버풀이 유일하며, 유럽 전역으로 시야를 넓혀도 보기 드문 사례다. 이는 그때 그 시절의 노팅엄 포레스트가 정말 대단했다는 방증이다. 연달아 빅 이어를 채가던 지네딘 지단의 레알 마드리드처럼 말이다.
잉글랜드 역사상 최고의 명장 중 1명으로 꼽히는 브라이언 클러프가 전성기의 노팅엄 포레스트를 이끌었다. 브라이언 클러프는 현대 명장 중 1명인 조제 모리뉴 감독이 우상으로 삼는 인물인데, 조제 모리뉴 감독과 성격이 상당히 흡사하다고 보면 된다. 천재적 전술가의 이미지라기보다는 선수들의 마음을 매만지는 동기부여 전문가, 미디어에 대응하는 화려한 언변, 여기다 수려한 외모까지, 브라이언 클러프는 그 시대의 조제 모리뉴였다.노팅엄 포레스트는 2022-2023시즌부터 EPL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1부리그 복귀로 단숨에 2천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든든한 버팀목을 얻은 셈이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외하고는 잉글랜드 내에서 가장 화려한 경력을 지녔을지도 모르는 노팅엄 포레스트가 차기 시즌 EPL에서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드라마보다도 더한, 동화 같은 서사를 그려낸 마법 같은 팀이라 그들의 행보에 유독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