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성적이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벤치의 신뢰가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결과가 그리 좋지 못했다.
두산 최다승(129승) 투수 장원준(37) 이야기다.지난 12일 1군에 올라왔던 장원준은 팀이 필요로 할 때 마운드에 서며 변함 없는 벤치의 믿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1군 복귀 후 3경기에 등판했는데 주자를 내보내지 않은 경기는 한 경기에 불과했다.
총 1.1이닝을 던져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없었지만 실점할 위기는 많이 맞이했다. 폭투로 점수를 주기도 했다. 그리고 결국 19일에 1군 엔트리서 제외 됐다.
두산 불펜 상황이 썩 좋지는 않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위험 신호가 들어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두산 한 관계자는 "장원준에게는 이번 1군행이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사실상 미지막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돼 있는 팀 불펜 사정상 베테랑의 힘도 반드시 필요했다. 그래서 장원준을 올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장원준에게는 중요한 기회였다. 이번 찬스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면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장원준이 그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감독님께서 별 이야기는 없었지만 3경기 만에 다시 1군 엔트리서 제외한 것은 실망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시 1군에서 기회를 얻게될 지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젊고 힘 있는 불펜이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다. 장원준에게까지 다시 찬스가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2군에서 확실히 좋아졌다는 보고가 올라와야 다시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름 의미가 있었다면 이번 3경기서 구속이 다소 오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평균 구속 137km보다 1km 이상 빨라진 138.5km 를 기록했다. 구속이 중요한 투수는 아니지만 1군 마운드서 통하려면 140km까지는 구속을 끌어 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원준은 누구도 갖지 못한 경험이라는 무기를 가진 투수다. 하지만 이번 1군 등판에선 그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지도 못했고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으로 위기를 벗어난 것도 아니었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다시 엔트리서 제외됐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투구이기 대문에 테스트 관문이 훨씬 높을 수 밖에 없다. 장원준에게는 답답한 노릇일 수 있지만 그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제는 정말 '마지막'을 걱정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장원준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장원준의 자존심과 야구 인생이 걸린 시간이 덧없이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