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LA 다저스 소속 당시의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LA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 앤드루 히니 등 여러 선수들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순항하고 있다. 팀 선발 평균자책점은 내셔널리그 1위고,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뉴욕 양키스와 1위를 다투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가 바로 데뷔 4년차를 맞이하는 우완 토니 곤솔린(28)이다. 매년 5선발 경쟁을 벌이던 위치였고, 실제 올 시즌을 앞두고도 입지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곤솔린은 놀라운 질주를 보여주고 있다. 시즌 14경기에서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9승을 쓸어담았다.
좋은 유망주인 건 분명했다. 그러나 워커 뷸러나 훌리오 우리아스, 또 더스틴 메이보다는 기대치가 적었던 어린 선수임도 분명했다. 대체 선발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완전히 다르다. 9승을 거두는 동안 74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은 1.58에 불과하다.
좋은 구위를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경력에서 피안타율은 0.181에 불과하다. 올해는 이 수치를 0.157로 끌어내렸다. 지난해까지는 볼넷이 많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올해는 이 수치까지 끌어내렸다. 지난해 9이닝당 볼넷 개수가 5.50개였던 곤솔린은 올해 2.8개까지 낮췄다. 탈삼진/볼넷 비율도 3에 이른다.
그런 곤솔린은 유구한 LA 다저스 프랜차이즈에서도 손에 꼽힐 만한 출발을 보여주고 있다. 1912년 이후 다저스 역사상 시즌 첫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0 이하를 기록한 선수는 올해 곤솔린까지 6명에 불과하다. 곤솔린은 2016년 클레이튼 커쇼(1.58)와 더불어 공동 5위권을 달리고 있다.
4위는 1972년 1.55를 기록한 돈 서튼, 3위는 1966년 1.40을 기록한 샌디 쿠팩스, 2위는 1968년 1.31을 기록한 돈 드라이스데일이다. 커쇼, 서튼, 쿠팩스, 드라이스데일 모두 전설과 같은 선수들로 남아있다. 열심히 던진 곤솔린은 이 대열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안았다.
그런데 1위에 자랑스러운 이름이 있다. 바로 류현진(35‧토론토)이다. 류현진은 2019년 첫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6을 기록했고, 이는 다저스 역사상 첫 14경기 기록으로는 최고 수치다. 곤솔린의 1.58로 어마어마한 기록 같은데, 류현진은 저 멀리 앞에 있다. 당시 류현진의 엄청난 질주를 상징하는 수치다.
어깨 부상 여파에서 완전히 탈출한 류현진은 당시 첫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했다. 20경기 시점에서의 평균자책점은 1.60이었고 23경기째(1.64)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 시즌 막판 다소 높아지기는 했지만 2019년을 2.32의 평균자책점으로 마감했고 결국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2위였다.
그 뒤로도 뛰어난 후배들이 류현진의 기록에 도전했지만 아직 깨지지는 않았다. 뉴 에이스인 워커 뷸러가 지난해 2.4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가장 근접했으나 류현진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곤솔린이 꿈의 1점대 평균자책점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도 흥미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