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잘했던 선수인데, 많이들 모를거에요”
용인대 농구부 김성은(46‧184cm) 전 감독을 향한 동료 농구인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학창시절부터 남다른 재능과 승부욕을 뽐내며 최고의 빅맨중 한명으로 위용을 떨쳤지만 짧은 선수 생활로 인해 팬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지않음을 안타까워하는 반응 일색이다. 실제로 고등학교 시절 전국에서 1, 2위를 다투던 센터였으며 실업 시절에는 아시안게임, 올림픽 대표로 선발되는 등 최고 수준의 기량을 인정받았다.
불운한 천재 센터 김성은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상이다. 그녀는 이른바 ‘그 시절’ 주먹구구식 부상 관리의 희생양이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몸이 아프면 의미가 없다. 가지고 있는 무기의 사용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으로 그 과정에서 마음까지 망가지기 십상이다. 최근에는 부상에 대한 심리치료까지 병행되는 등 전문적인 치료와 관리가 함께 하고 있다. 선수가 건강해야 더 오랜 기간 꾸준한 활약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달랐다. 제대로 된 치료 여부를 떠나, 정신력 문제부터 들먹였고 참고 뛰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당연히 경기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지만 그런 와중에 선전이라도 하는 날에는 ‘부상투혼’이라는 단어로 포장했다. 선수가 아프다고 호소할 경우 진단보다는 진통 주사부터 들이밀었다. 말 그대로 소모품 취급을 받는 경우가 허다했다.
‘블록슛의 여왕’으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이종애(47‧187cm)는 “단순히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짧게 마친 인물에 대한 아쉬움 정도가 아니다. 정말로 엄청나게 잘하던 선수였다. 학창시절 숭의여고와 맞붙을때마다 힘들었는데 이유는 김성은이라는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골밑에서의 다양한 움직임에 더해 승부욕이 워낙 강한지라 본인뿐 아니라 팀 전체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빅맨이었다”고 김성은을 기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