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고우석(24)이 롯데 이대호(40)를 향해 “감사하다”고 했다.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 나눔 올스타가 6-3으로 앞선 연장 10회말, 고우석은 마운드에 올라 무사 1,2루 승부치기 상황에서 드림 올스타의 허경민-이대호-황재균을 각각 좌익수 뜬공-삼진-좌익수 뜬공으로 경기를 끝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대호와의 승부가 백미였고, 여러모로 화제가 됐다. 고우석은 직구 3개를 던졌고, 헛스윙-파울-헛스윙으로 3구삼진을 잡았다. 3구째 156km 바깥쪽 직구에 이대호의 배트는 허공을 돌았다. 이대호는 삼진을 당하고나서 고우석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며 ‘따봉’을 날렸다.
이대호의 마지막 올스타전, 마지막 타석은 삼진으로 끝났다. 고우석이 등판했을 때, 드림 올스타를 응원하는 일부 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연장 10회초 드림 올스타는 투수가 아닌 야수 김민식(SSG)을 기용했는데, 나눔 올스타 마무리로 올라온 고우석에게 불똥이 튀었다. 야유 속에서도 고우석은 자신이 던질 수 있는 최고의 공을 던지며 축제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만들었다.
고우석은 자신이 던질 수 있는 최고의 직구를 던졌다. 고우석은 이날 직구 7개를 던졌는데, 최고 158km 의 구속을 찍었고, 최저 155km였다.
19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고우석은 “시즌 때처럼 똑같이 던졌는데, 올스타전 분위기로 인해 더 빠르게 던진 것 같다”며 “미리 직구만 던져야지 생각하고 던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또 시기상 컨디션이 좋아질 때가 됐는데 올스타전이랑 맞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대호와의 멋진 대결 장면을 물었다. 고우석은 “올스타전이 끝나고 이대호 선배가 공 진짜 죽인다고 말씀 해주시더라. (내가) 멋있게 보였다면 그건 이대호 선배 때문에 더 멋있어 보였던 거라고 생각한다. 이대호 선배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등판을 앞두고 상대 타순을 보면서 이대호와 대결에서 어떻게 던져야 할까를 생각해봤다고 한다. 그는 “어떤 모습으로 승부해야, 맞더라도 올스타전이니까 더 멋있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대호 선배의) 마지막 올스타전이고. 승부의 결과를 떠나서 멋진 모습이 뭘까를 생각했다. (예우를 하지 않고) 내가 전력을 다해서 던지는 것이 제일 좋을 거라 생각하고 던졌는데, 최고의 공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우석의 진심이 담긴 공을 상대한 이대호는 엄지척으로 인정을 했다. 삼진을 잡은 마지막 바깥쪽 낮은 직구는 알고도 치기 어려운 공이었다. 고우석은 “공 스피드도 빨랐지만 공이 날아가는 것도 좀 달랐다”고 자신이 던진 공에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