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우유값도 내지 않았다. 장거리 전화비용도 구단에 넘겼다. 밥값이 나오면 청구서를 후배들쪽으로 툭 쳤다.
이정도면 거의 최저 임금 수준을 받아서 낼 돈이 없는 듯 하다. 그런데 영국 프리미어 리그 최고 연봉 선수의 행태라면 믿어지겠는가? 정말 이정도면 짠돌이 중에 짠돌이, 왕소금 짠돌이 일듯하다.
영국 데일리 스타는 최근 전직 축구 선수가 팟 캐스트에 나와서 전직 동료, 그것도 당시 EPL최고 연봉자의 기행을 소개했다.
이 자린고비의 주인공은 이탈리아 출신의 천재 스트라이커 파브리치오 라바넬리이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이탈리아 최고의 공격수였다. 특히 그는 골을 넣은 후 유니폼으로 얼굴을 덮는 세리머니의 주인공이다. 지금은 이렇게 할 경우 경고를 받는다.
라바넬리의 기행을 폭로한 사람은 당시 미들즈브러의 팀 동료 크레이그 히그넷이다. 그는 한 인터넷 방송에 나와서 당시 천재 공격수의 기행을 소상히 밝혔다.
때는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바넬리는 1996년 유벤투스에서 미들즈브러로 이적했다. 당시 주급은 4만2000파운드, 한화로 약 6500만원을 받는다. 지금이 아니라 26년전이기에 엄청난 금액이다. 연봉으로 따지면 750만 파운드, 약 115억원이나 받았다. 당시 EPL 최고 연봉이었다.
이런 선수가 벌인 짠돌이 행태를 자세히 들여다 보자. 우선 그는 우유 배달원의 우유값 4.50파운드, 약 900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내가 당신에 유제품을 마시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 돈을 내지 않은 이유였다.
히그넷은 팟 캐스트에서 “아마도 그는 자기가 힘들게 번 돈을 쓰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히그넷은 또한 라바넬리가 가족이나 친구들, 또는 측근과 외식을 하면 한번도 돈을 내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음식이 나오면 그것을 맛있게 먹고는 마지막에는 손가락으로 청구서를 튕긴다. 후배들이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돈을 내라고 할 정도였다”는 것이 히그넷의 회상이다.
아니면 실컷 먹은 라바넬리는 계산서를 들고 온 웨이터를 세워 놓은 채 “계산서를 보고 보고 또 보면서 아니다, 이건 아니다, 정말 아니다”라며 “일어서서 자신이 먹지 않은 음식을 가리킬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한 이탈리아에 있는 가족들과 장거리 전화 요금도 구단에 슬쩍 밀어넣었다고 한다. 자그마치 5000파운드를 선수 계정을 처리하는 직원에게 지불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짠돌이 생활을 했던 라바넬리는 은퇴후 무엇을 했을까? 2005년에 은퇴한 그는 유벤투스 유스팀 감독을 역임했으며 프랑스의 AC 아작시오 사령탑도 지냈다.
현재 그는 스카이 이탈리아, 폭스 스포츠, 미디어셋 등에서 전문 해설자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