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이 재현될 수도 있다. 잉글랜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강호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스페인 '마르카'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유럽의 강팀들이 월드컵을 앞두고 휘청거리고 있다. 그들은 카타르로 여정을 떠나기 전 (경기력에 대해) 의심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유럽 전통 강호'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잉글랜드는 지난 24일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에서 이탈리아에 0-1로 패하며 리그 B 강등이 확정됐다. 필드골을 단 1골도 넣지 못한 채 2무 3패로 무너졌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3위, 유로 2020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모습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잉글랜드와 같은 조인 독일도 사정이 좋지는 않다. 독일은 헝가리와의 경기에서 0-1 충격패를 당했고, UNL 전체로 놓고 봐도 1승 3무 1패로 좋은 성적은 아니다.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가 한 데 묶이며 '죽음의 조'라고 불렸던 리그 A 3조의 1위는 헝가리(승점 10)다.
프랑스는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9월 A매치 기간에만 위고 요리스, 뤼카 디뉴, 쥘 쿤데, 마이크 메냥 등 핵심들이 줄줄이 다치며 대표팀에 낙마했다. 카림 벤제마, 폴 포그바, 은골로 캉테 등 기존 부상 선수들까지 합쳐 선발 라인업을 꾸릴 수 있을 정도다. 프랑스 입장에서는 지난 오스트리아전 UNL 첫 승으로 분위기를 전환한 것이 그나마의 위안거리다.
반면 남아메리카의 전통 강호들을 펄펄 날고 있다. 브라질은 네이마르, 히샬리송,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고이스 등 파괴적인 공격진을 앞세워 14경기 무패(11승 3무)를 달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역시 '주장' 리오넬 메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며 2019 코파 아메리카 이후 패배(34경기 무패)가 없다.
유럽의 부진과 남미의 약진은 2002 한일 월드컵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프랑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이변의 희생양이 됐고, 4강에 오른 비유럽 국가도 2팀(대한민국, 브라질)이나 됐다. 이후 4번의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비유럽 국가가 단 2팀(2010년 우루과이, 2014년 브라질)임을 감안하면 이 또한 '이변'이라 봐도 무방하다.
'마르카'도 조심스럽게 2002 한일 월드컵의 재현을 예측했다. 매체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은 비유럽 국가가 우승한 마지막 대회였다. 20년이 지난 지금, 유럽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으로 다시 균형이 기울고 있다"며 다가오는 월드컵에서 남미의 강세를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