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첼시 미드필더 마테오 코바치치가 유니폼을 벗고 팬티 차림으로 그라운드를 벗어났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직후였다.
영국 언론들은 23일 ‘코바치치가 무승부 직후 홈구장에서 바지까지 벗었다’고 보도했다. 엄청난 충격을 주는 사건이지만 실상을 알고보면 감동적이다.
이날 경기는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경기에서 경기 종반 한골씩을 주고 받으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첼시가 후반 40분 조르지뉴가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키면서 1-0으로 앞서나갔다. 5분만 지키면 승리를 챙길 수 있는 기회.
하지만 후반 추가 시간 카세미루가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더로 첼시의 골망을 흔들었다.
다잡은 승리를 놓친 홈팬들은 망연자실했고 선수들도 허탈해 했다. 그래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터버터벅 그라운드를 벗어났다.
터널을 통과하기전에 경기장에서 속옷 차림의 코바치치가 시선을 끈 것은 당연하다. 상의만 탈의한 것이 아니라 팬티와 스타킹, 축구화만 신은 채로 경기장을 벗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이기 때문에 심판도 아무런 제지를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해당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갔기 때문이다. 사연을 모르는 팬들은 비난 일색이었다.
한 첼시팬은 “가투소도 2006년 베를린에서 이탈리아가 프랑스를 꺾은 후 이같은 행동으로 퇴장당했다”고 적었다.
또 다른 사람은 “축구 선수들은 팬티 차림에 대해 전혀 부끄러움이 없다. 그들은 습관적으로 불편한 장소에서 모든 것을 드러낸다”고 질타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경기가 모두 끝난 후에 벌어진 일이었기에 어떤 상황이 벌어진 지 알수가 없었다. 그냥 동영상만 보면 정말 ‘경범죄 위반’일 듯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90분 경기보다 더 많은 팬들이 이 영상을 보고 비명을 지른다”고 할 정도였다.
이 영상을 본 한 팬이 실제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코바치치는 경기후 휠체어를 탄 팬에게 유니폼을 벗어주었던 것.
보통은 유니폼 상의만 벗어주고 하의는 그래도 입고 그라운드를 벗어나지만 코바치치는 장애인 팬에게 한 벌을 모두 선물해 준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쩔수 없이 팬티 차림으로 그라운드를 벗어나게 된 것이다. 감동이 빚어낸 오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