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에 한국시리즈(KS) 우승 한을 풀고자 하는 정규시즌 2위 LG가 투타 집중력을 앞세워 플레이오프(PO)를 기분좋게 출발했다.
LG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키움히어로즈를 6-3으로 눌렀다.
LG는 이날 승리로 KS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었다. 역대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총 31차례 PO 시리즈 가운데 1차전 승리팀이 25번이나 KS에 올랐다. 확률은 80.6%에 이른다.
최근 10년간 PO를 보면 1차전 승리팀이 9번이나 KS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7년 2위 두산베어스가 준PO 승리팀 NC다이노스에 1차전을 내준 뒤 3연승을 거둔게 유일한 예외였다.
정규시즌 2위 LG는 지난 12일 KT위즈와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 뒤 12일 만에 공식 경기에 나섰다.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는 기우였다. 공수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를 일궈냈다.
LG는 2회말 선취점으로 초반 분위기를 가져왔다. 1사 후 문보경과 문성주의 연속안타로 만든 1, 2루 찬스에서 유강남이 2루 베이스에 치우친 깊숙한 땅볼을 때렸다. 2루수 김혜성이 잡아 2루를 밟은 뒤 재빨리 1루에 던졌다. 1루수가 잡지 못하는 악송구가 됐다. 그 사이 2루 주자 문보경이 3루를 거쳐 홈으로 들어왔다.
3회말에도 LG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키움 수비의 공식적 실책과 보이지 않는 실수가 겹쳤다. 선두타자 홍창기가 2루 쪽 내야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다음타자 박해민의 뜬공 타구는 좌익수 김준완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이때 1루 주자 홍창기가 2루로 스타트를 끊었다. 김준완이 재빨리 2루에 공을 던졌다면 홍창기가 2루로 가는 것을 막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준완은 순간 공을 떨어뜨렸고 홍창기는 2루에서 살았다. 이어 김현수의 우전 적시타가 터졌고 홍창기는여유있게 홈으로 들어왔다.
LG의 찬스는 계속됐다. 채은성의 좌전안타와 오지환의 2루 땅볼로 2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키움 선발 애플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문보경을 얕은 외야 플라이로 유도했다.
그런데 키움 수비진이 이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중견수 이정후가 앞으로 달려오면서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타구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유격수 김휘집에게 양보했고 김휘집은 무리하게 따라가다 타구 위치를 놓쳤다. 결과적으로 아무도 잡지 못했다. 공식기록은 유격수 김휘집의 포구 실책.
설상가상으로 이정후의 악송구까지 나왔다. LG는 3루 주자 김현수는 물론 1루 주자 오지환까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힘겹게 버티던 애플러는 3이닝 4실점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자책점은 단 1점 뿐이었다.
LG 선발 케이시 켈리를 공략하지 못하고 무득점에 허덕이던 키움은 6회초 야시엘 푸이그의 투런포로 추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LG는 곧바로 6회말 2점을 뽑아 다시 달아났다. 선두타자 오지환이 볼넷을 얻어 출루했고 이어진 키움의 패스트볼로 2루에 진루횄다.
문보경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상황. 문성주의 땅볼 타구 때 키움 1루수 김태진이 홈으로 공을 던졌지만 3루주자 오지환의 슬라이딩이 더 빨랐다. 이어 계속된 2사 2루에서 서건창의 중전안타로 1점을 더해 4점 차로 다시 도망갔다.
7회부터 불펜을 가동한 LG는 8회초 1점을 내줬지만 동점이나 역전 허용없이 승리를 지켰다. 정규시즌 ‘다승왕’ 켈리는 6이닝 2실점으로 자신의 가을야구 세 번째 승리를 따냈다. LG는 켈리가 선발로 등판한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구원왕’ 고우석은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세이브를 따냈다.
반면 키움은 이날 실책을 4개나 범하면서 자멸했다. 고비마다 호수비를 펼친 LG와 상반된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양 팀 수비 집중력이 가른 PO 1차전이었다.
두 팀의 PO 2차전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LG는 애덤 플럿코, 키움은 에릭 요키시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