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평균연봉은 고작 1억417만원이다. 올 시즌 KBO리그 평균 1억5259만원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최하위 한화(9052만원)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페이롤이다.
키움은 태생부터 저연봉 고효율을 추구해왔다. 외부 FA는 고사하고 굵직한 내부 FA도 적극적으로 붙잡지 않는 편이다. 그런 키움은 2008년 창단 후 우승은 없다. 그러나 2014년과 2019년에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2019년 준우승 직후 전력이 조금씩 떨어졌다. 박병호(KT),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박동원(KIA), 서건창(이상 LG) 등이 팀을 떠났다. 은퇴한 선수들도 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5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했고, 와일드카드결정 1차전서 패퇴하며 그대로 시즌을 마쳤다.
연봉 상위 28인을 기준으로 하면, 키움의 평균연봉은 1억6911만원이다. 준플레이오프 파트너 KT는 2억539만원이다. 플레이오프 파트너 LG는 2억4611만원,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SSG는 무려 4억9207만원이다.
연봉이 순위를 결정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고액연봉자들이 제 몫을 하는 팀이 잘하는 게 당연하다. SSG와 LG가 증명한다. 키움은 그만큼 연봉과 이름값이 떨어지는 선수들로 플레이오프까지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냉정히 볼 때 키움 라인업에서 이정후와 김혜성을 제외하면 타 구단에서 주전을 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마운드에서도 에이스 안우진, 마무리 김재웅 정도를 제외하면 주요 보직을 차지한다고 장담할 수 있는 투수는 없다.
실제 키움의 올 시즌 각종 타격지표는 리그 최하위권이었다. 수비와 마운드로 버텨왔다. 그나마 후반기에는 수비와 마운드조차 많이 흔들렸다. 때문에 전반기 2위를 달린 게 기적이었으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밑거름이었다고 봐야 한다.
이정후와 안우진이라는 투타 특급에이스가 있긴 하다. 그러나 매 경기 이들이 키움의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유격수 김혜성, 1루수 김태진, 3루수 송성문, 외야에는 김준완, 임지열이 이번 준플레이오프서 맹활약했다. 저연봉 고효율의 대명사들이다.
홍원기 감독은 올 시즌 가장 많은 라인업을 활용한 사령탑 중 한 명이다.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1~2군의 폭넓은 스위치를 통해 벌떼야구를 했다. 여전히 주전 좌익수와 1루수는 없다. 지명타자가 자주 바뀌는 건 기본이다. 부족한 부분을 서로 메워가며 1년을 버텨왔다고 봐야 한다. 한편으로 이 팀에서 오랫동안 코치를 역임한 홍 감독이 그만큼 개개인을 잘 아는 것도 큰 힘이 됐다. 올 시즌 홍 감독의 과감한 디시전은 대체로 성공적이다.
키움은 어떻게 보면 이미 가을의 승자다. 객관적 전력은 한화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며, 포스트시즌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만 해도 대부분 KT 우세를 점쳤다. 하지만, 늘 그랬듯 키움은 예상을 벗어나는 행보로 플레이오프에 안착했다. 박수 받아야 마땅하다. 참 알다가도 모를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