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아포짓스파이커 김희진이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기업은행은 "시즌 초부터 무릎통증이 있었던 김희진 선수가 지난 22일 무릎 수술을 진행했다"고 27일 전했다.
우측 무릎 반월상 연골판 수술을 받은 김희진은 약 1년간의 재활기간에 돌입한다. 사실상 시즌아웃 판정이다.
원팀에서 12년을 뛰어온 김희진은 올 시즌 연봉 6억원(연봉 4억5천만원, 옵션 1억5천만원)으로 계약을 맺으며 동시에 아포짓스파이커 포지션에 이름을 올렸다.
김희진은 2019-20시즌 이후 3시즌 가량 미들블로커 포지션에서 활동해왔다. 하지만 간간이 아포짓에서도 스위칭으로 뛰며 포지션 전환의 가능성을 내비췄다.
그러나 김희진의 2020년 이후는 순탄치 않았다. 오른쪽 무릎 뼛조각 제거 수술 및 재활로 인해 기복을 보였다. 그럼에도 직전시즌인 2021-22시즌에는 양효진(현대건설, 502점), 박정아(한국도로공사, 440점)에 이어 총 29경기 출장에 누적득점 398점으로 국내선수 중 득점 3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2 세계선수권대회를 제외하면 그간 올림픽, VNL, AVC컵,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도 꾸준히 나서왔다.김희진은 지난 해 비시즌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웨이트에 집중하고 약을 먹으며 건강관리를 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상황은 더 나아지지 않았다.
올 시즌 초부터 무릎통증으로 인해 선발출전은 할 수 없었다. 출전 경기 수는 총 28경기 중 90세트. 누적득점은 251점이다. 공백이 있는 날은 육서영이 백업으로 그 자리를 메웠다. 간혹 컨디션이 좋으면 선발투입되어 뛰다 육서영과 교체되는 방식으로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을 요약하자면 '들락날락'이었다.
김호철 감독 역시 사전 인터뷰를 통해 "매번 (김)희진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김희진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지만 정신력으로 잘 이겨내고 빠른 회복을 해야한다" 등 여러번 언급한 바 있다.
매번 웜업 상태를 보고 경기 투입 여부를 결정했으며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들어갈 선수를 미리 정하지 못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희진은 올 시즌 종료 후 세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타 팀 아포짓스파이커는 외인 드래프트에서 대부분 들여온다. 기업은행의 굵직한 공격은 현재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가 맡아주고 있지만 산타나와 함께 공격과 수비를 모두 처리하느라 체력소모가 심하다. 이 부분을 잡아주기 위해서라도 아포짓의 화력은 꼭 필요하다.더불어 재활치료를 받아도 20대 시절의 기량으로 완전히 돌아오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기업은행이 만일 산타나와 계속 동행하지 않는다면 올 시즌 종료 후 타 아포짓 용병을 채택할 확률이 높다.
만일 재계약을 맺는다는 전제하에 구단은 김희진에게 선수로써 두 가지 길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연봉을 낮춰 아포짓 백업 혹은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전환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최종 선택은 구단에게 달렸다. 전성기를 함께 하고 10여년간 팀에 몸 담았던 공격수를 쉽게 내치기란 구단 입장에서는 어려울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김희진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라며 "김희진이 건강히 복귀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기업은행은 오는 3일(금), 화성 홈 구장에서 도로공사와의 경기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