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팬들 앞에서 경주하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최민정(25)은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이 대회는 10∼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은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고 개인적으로 (1년 정도는) 휴식기가 필요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세계선수권이 한국에서 열리게 돼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팬들 관심도 뜨겁다.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대회 입장권 온라인 예매분 2500장은 지난달 27일 판매 시작 5분 만에 동났다.
최민정은 2015, 2016, 2018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 선수 가운데 이 대회 종합 우승을 가장 많이 한 선수가 됐다. ISU가 올해부터 종합 순위 제도를 없애 기록을 이어갈 수는 없다.
최민정은 “종합 순위가 사라져 개인 종목 중요도가 더 높아졌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성적을 잘 내는 것보다는 김건희(23), 김길리(19) 같은 좋은 후배들과 좋은 경주를 펼치고 싶은 게 이번 대회 목표”라고 말했다.
남자 선수 가운데는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박지원(27)에게 관심이 쏠렸다. 박지원은 “나의 첫 세계선수권 출전이 2016년 서울 대회였다. 당시 대표팀 막내로 계주에만 출전했는데 개인전에 처음 나가는 이번 대회가 반갑다”고 말했다. 박지원은 2016년 대회에서 계주 동메달을 딴 데 이어 2019년에는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지원은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임효준·27)과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특별한 감정은 없다”면서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그 선수도 남다른 실력을 갖추고 있다. 나 역시 100%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린샤오쥔은 한국 선수로 2019년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동성 후배 성추행 사건에 휘말린 끝에 결국 중국으로 귀화했다. 중국 선수로 세계선수권에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16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남녀 500m, 1000m, 1500m 등 개인전 6개 종목과 남자 5000m, 여자 3000m, 혼성 2000m 등 단체전(계주) 3개 종목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