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키나와에서만 타율 0.385다. 표본은 작지만, 트레이드가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
KIA가 7일 한화전을 끝으로 오키나와 연습경기를 2승2패로 마쳤다. 스프링캠프 평가전은 승패보다 개개인의 기량과 컨디션을 점검하고 시즌 개막 후 활용법을 결정하는 성격이 강하다. 그런 점에서 KIA는 변우혁이라는 확실한 카드 하나를 얻었다.
KIA는 작년 11월에 한화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수년간 터지지 않던 150km대 파이어볼러 한승혁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한화에 한승혁과 장지수, 두 명의 투수를 내주고 2019년 1차 지명자이자 거포 유망주 변우혁을 영입했다.
KIA는 최형우, 나성범을 이을 거포 육성에 사활을 걸었다. 마운드는 자연스럽게 젊은 투수들 위주로 리빌딩이 되고 있지만, 타선은 젊은 거포들의 활약이 곁들여져야 자연스럽게 리빌딩이 된다고 본다. 모든 팀이 거포 육성에 사활을 걸었지만, 특히 KIA는 진심이다.
내부적으로 2022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영입한 임석진보다, 변우혁의 성장 가능성이 좀 더 높다고 본 듯하다. KIA는 투손,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변우혁을 대대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날씨가 좋지 않았던 투손보다, 오키나와에서 보여준 모습이 좀 더 ‘진짜’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4경기서 13타수 5안타 타율 0.385에 1홈런 3타점 6득점했다. 도루도 1개 기록했다. 특히 7일 한화전서는 9회말에 한화 강재민에게서 좌월 투런포를 뽑아냈다. 숨겨둔 거포 본능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표본도 적고, 시즌 준비 과정일 뿐이지만, 그렇다고 의미를 축소할 필요도 없다. 오키나와에서의 좋은 감각을 시범경기, 나아가 페넌트레이스 개막 이후로 이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종국 감독은 지난달 말 투손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자리에서 “변우혁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수비를 생각하기보다 타격에 초점을 맞추고 기용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수비력은 아주 좋다는 평가는 받지 못하지만 1루와 3루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황대인, 류지혁, 김도영 등 기존 코너 내야 자원들을 충분히 위협할 만한 행보다.
실제 김 감독은 1일 삼성전, 3일 롯데전, 5일 한화전 모두 변우혁을 5번 타자로 내보냈다. 중심타자로 성장할 만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장기적으로 황대인, 김석환 등과 중심타선을 이루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변우혁은 한화 시절 ‘인저리 프론’ 이미지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겨울 허리 통증도 잘 관리했고, 더 이상 건강에 리스크는 없다. 자리만 잡으면 타선, 내야 모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KIA의 스프링캠프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변우혁의 행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