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인태가 7일 KIA전 5회초 2루에서 류지혁과 충돌 후 오른쪽 어깨를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OSEN[광주=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개점 휴업 중인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에 이어 두산 베어스에도 추가 부상 이탈자가 발생했다. 외야수 김인태(29)가 어깨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김인태는 7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7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 5회초 2루 슬라이딩 과정 중 베이스 커버 중이던 류지혁과 충돌했다.
오른팔 통증을 호소한 김인태는 결국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고 검진 결과 우측 어깨 반탈구 진단을 받았다. 4-1 승리를 거둔 두산 벤치 분위기가 밝을 수 없었다.
5회초 무사 2루에서 희생번트 사인이 나왔다. 김인태의 번트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향하며 '희생'이 이뤄지지 못했다. 송구는 3루로 향했고 주자는 2-3루 사이에 갇혔다. 김인태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루로 달렸지만 KIA는 이미 선행 주자를 태그아웃했고 류지혁은 2루에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결국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했지만 아웃은 피할 수 없었다.
정작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류지혁의 다리와 오른쪽 팔 부분이 강하게 부딪혔고 김인태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구급차가 그라운드로 들어왔고 김인태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기 후 두산 측으로부터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X레이와 CT 촬영 결과 우측 어깨 반탈구가 확인됐다"며 "어깨뼈는 자기 위치로 돌아왔지만 주변 MRI 정밀 검진을 위해 내일 서울로 이동 예정이다. 청담리온 정형외과에서 검진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3년 입단해 두산에서만 뛴 김인태는 5툴 플레이어 재목으로 평가받으며 기대를 받았다. 화수분 야구로 대표되는 두산의 또 다른 결과물로 이어질 선수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상하리만큼 1군에만 서면 아쉬움이 남았다.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던 것도 김인태의 성장을 가로 막은 한 요소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승엽 감독 부임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였다. 지난달 시범경기 말미에 이승엽 감독은 직접 와서 타격 기술 등에 대해 물어보는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김인태만 물어보더라"며 "김인태는 팀에 없으면 안 된다. 벤치에서도 파이팅해주고 대타로 나서면서도 투수를 상대하는걸 보면 결과를 떠나서 잘 싸운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경기에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숨은 보물 같은 존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의 신뢰는 곧 경기 출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시즌 83경기 출전에 그쳤던 김인태는 개막 후 6경기에 모두 출장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어깨가 빠지는 탈구 증상은 자칫 습관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큰 힘을 주거나 어깨의 활동 범위가 커졌을 때 온전한 쪽에 비해 빠질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진다. 최악의 경우엔 수술대에 오를 수도 있다. 이 경우 재활 등을 고려하면 수개월 이탈로 이어질 수도 있다.
두산 선수단은 승리를 거두고도 밝을 수 없었다. 이날 홈런을 쳐 수훈 선수 인터뷰를 위해 취채진을 기다리던 양석환은 "걱정이 돼서 그렇다"며 "그게 인태다 보니 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높은 잠재력을 그라운드에서 온전히 펼쳐보이지 못했던 김인태이기에 더욱 걱정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