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17일(한국시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1이닝 동안 라이브피칭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1년 이상 장기 재활에 들어간 류현진(36‧토론토)이 드디어 타자들을 타석에 세워두고 공을 던진 것이다.
류현진은 2월부터 롱토스 프로그램을 소화했고, 이후 불펜피칭 단계에 돌입해 강도와 투구 수를 늘려가며 신중하게 공을 던졌다. 여기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17일에는 처음으로 라이브피칭을 한 것이다. 라이브피칭은 정식적인 경기는 아니지만 타자들을 타석에 세워두고 던진다. 타자들도 실제 경기처럼 친다. 류현진으로서는 실전 복귀 전 마지막 단계다.
불펜피칭 때부터 호전세가 좋았던 류현진이다. 너무 좋아서 관계자들이 걱정할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자칫 힘이 들어가면 재활을 망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팔꿈치 및 어깨 수술을 해본 경험이 있는 류현진은 선을 넘지 않으며 재활 단계를 이어 갔다. 불펜피칭을 예정된 시점에 졸업했고, 첫 라이브피칭도 무난하게 소화했다.
첫 라이브피칭에 대해 류현진 측 관계자는 "선수가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더 좋은 신호가 없다. 팔꿈치 상태나 전반적인 기분, 투구의 강도 등이 모두 좋거나 적절했다는 이야기다. 슈나이더 감독 또한 "류현진이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더라"며 기대를 걸었다.
대체적으로 라이브피칭은 3~4차례 정도를 소화한다. 류현진도 앞으로 두 번 정도 라이브피칭을 더 소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세 번째로 갈수록 강도는 더 높아지는 게 원래 수순이다. 여기까지도 무리가 없으며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 실전으로 이어진다. 즉, 류현진은 공식 기록지에 적히는 실전까지 두 걸음이 남았다는 의미다.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은 적은 이닝부터 시작해 4~5이닝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슈나이더 감독은 2월 캠프 당시 "류현진이 후반기에 들어오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선발로 던져야 하기에 아무리 못해도 5이닝은 던질 수 있는 몸 상태가 되어야 한다.이 단계까지 끝나면 몸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복귀 시점을 잡을 전망이다. 류현진은 당초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즉 7월 중순에서 7월 말을 메이저리그 복귀 시점으로 제시했었다. 이 목표에 별다른 오차 없이 다다르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나이가 많고, 수술 경력이 있는 류현진이기에 더 대단한 일이다. 선수의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다.
류현진은 재활 단계에서 팔꿈치 상태와 구속 등에 만족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는 팔꿈치가 아파 경기 전날 걱정을 하며 잠을 설치기 일쑤였지만, 지금은 이제 그런 스트레스에서는 해소됐다.
또한 팔꿈치 재활을 하며 덩달아 다른 부위의 운동도 성실히 했다. 20대나 30대 초반만한 몸은 아니어도, 적어도 수술 전인 2020년이나 2021년보다는 좋은 몸 상태를 기대할 만하다. '코리안 몬스터'의 귀환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