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월드컵의 영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결국 세상을 떠났다.
유 감독은 7일 오후 7시20분경 서울 아산병원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50세. 최근 들어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던 유 감독은 마지막 사투를 펼쳤지만, 끝내 눈을 감았다. 갑작스런 비보에 일부 가족은 영상 통화로 마지막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아산병원에 차려질 예정이다.
유 감독은 2019년 11월 자신의 몸상태를 세상에 알렸다. 췌장암 4기. 현역시절부터 정열적이고 헌신적이었던 유 감독이었던 만큼, 팬들은 물론 축구계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유 감독은 투병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벤치에 앉았다. 인천을 극적으로 잔류시킨 유 감독은 2020년 1월 인천 지휘봉을 내려놨다.
유 감독은 이후 항암 치료를 이어나갔다.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기는 했지만, 예정대로 치료 스케줄을 소화했다. 확실히 운동을 했던 몸이라, 힘든 항암 치료를 씩씩하게 이겨냈다. 물론 고열로 몇차례 응급실 신세를 지기도 하는 등 힘든 순간도 있었다. 그리고 2020년 6월, 당초 예정보다 한번 더 진행된 마지막 13차를 끝으로 항암치료를 마쳤다. 검사 결과는 대단히 고무적이었다.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암이 줄어들었다.
대외 활동을 이어갈 정도로 호전된 유 감독은 현장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인천 복귀까지 염두에 둘 정도였다. 먹는 약으로 치료법을 변경했고, 췌장쪽 암은 거의 사라졌다는 판정을 받았다. 간으로 전이된 암 역시 거의 사라졌다. 예능 출연과 다큐멘터리 등으로 소통을 이어가던 유 감독에게 다시 이상이 온 것은 지난 1월 초. 유 감독은 갑작스레 두통을 호소했고, 진단 결과 뇌쪽으로 암세포가 전이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유 감독은 시술을 받았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유 감독은 강했다. 2월말부터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눈에 띄게 호전되며, 집에서 통원치료를 이어갔다. 좋지 않은 소문이 들렸지만, 유 감독이 직접 나서 진화하기도 했다. 씩씩하게 싸워나가던 유 감독의 병세는 최근 들어 급격히 악화됐다. 결국 뇌쪽이 문제였다. 뇌압이 높아지며 병원에 입원한 유 감독은 집중적인 케어를 받았다. 좋아지다 나빠지다를 반복하며 암과 싸우고 또 싸웠다.
유 감독은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암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했다. 한-일월드컵의 영웅은 결국 하늘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