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멘탈 ↓’ 올림픽 마친 선수들, 뒤처리는 소속팀 몫이다 [엠스플 K리그]

604 0 0 2021-08-04 10:01: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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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 2020 도쿄 올림픽 마치고 8월 2일 해산
-“24세 이하 어린 선수들, 올림픽이 끝이 아니란 걸 알았으면”
-“빡빡한 일정 속 올림픽 참여한 선수들의 체력과 멘탈 관리 중요”
-“와일드카드로 참여한 선수들은 더 큰 책임 느낄 것”
 
2020 도쿄 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권창훈(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엠스플뉴스]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해산했다. 
 
한국은 2020 도쿄 올림픽 조별리그 B조 1위를 기록했다. 뉴질랜드에 0-1로 패했지만, 루마니아(4-0), 온두라스(6-0)를 크게 이겼다. 
 
한국은 7월 31일 2020 도쿄 올림픽 8강전에서 멕시코를 만났다.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프랑스(4-1), 남아프리카공화국(3-0)을 이겼다. 그러나 일본에 1-2로 패하며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한국은 멕시코에 3-6으로 졌다. 아주대학교 하석주 감독은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2경기 연속 대량득점에 성공한 게 패착을 불러왔다”며 “개인 기량이 월등한 멕시코에 창대 창으로 맞서면서 대량실점을 피할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루마니아,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선 상대 선수의 퇴장이 있었다. 한국은 2경기 연속 수적 우위를 앞세워 상대를 몰아붙였다. 한국이 2경기에서 넣은 10골은 멕시코 선수들의 정신을 다잡는 역할도 했다. 더군다나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일본에 졌다. 정신 바짝 차리고 한국전을 준비한 거다. 한국이 상대 분석을 포함한 준비 과정부터 경기력, 결과까지 모든 부분에서 완패했다.” 하 감독의 얘기다. 
 
올림픽 끝났으니 휴식? 8월 최대 7경기·9월엔 월드컵 예선 시작한다
 
이동경(사진 왼쪽), 이동준(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20 도쿄 올림픽이 끝난 거다. 축구는 계속된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22명 가운데 황의조(지롱댕 드 보르도), 이강인(발렌시아 CF)만 유럽 리거였다. 나머지 20명은 K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K리거는 쉴 틈이 없다. K리그1은 7월 20일 2021시즌 후반기를 재개했다. K리그1에서 뛰는 선수들은 8월에만 최대 7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한 예가 강원 FC다. 강원은 8월 K리그1 6경기를 치른다. 8월 11일엔 수원 삼성과 FA컵 8강에서 대결한다. 
 
강원은 2021시즌 K리그1 22경기에서 5승 9무 8패(승점 24점)를 기록했다. K리그1 12개 구단 가운데 8위다. 강원보다 3경기 덜 치른 최하위 성남 FC와의 승점 차가 5점에 불과하다. 승점을 쌓아야 하는 상황. 
 
강원은 8월 첫 경기(1일) 수원전에서 3-0으로 이겼다. 김병수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가 준비한 대로 경기했다”며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런 가운데 미드필더 김동현이 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왔다. 순위 경쟁이 한창이다. 김동현은 긴 휴식을 취할 수 없는 상황이다. 
 
K리그1 단독 선두 울산 현대라고 다르지 않다.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울산에서만 4명의 선수를 차출했다. K리그(1·2) 22개 구단 가운데 울산보다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선수를 많이 배출한 팀은 없다. 
 
이동경, 이동준, 원두재, 설영우가 울산 소속으로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다. 이들은 울산에서와 마찬가지로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핵심으로 활약했다. 이동경, 이동준, 설영우는 2020 도쿄 올림픽 8강전 멕시코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원두재는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울산 홍명보 감독은 “‘수고했다’는 말로 위로부터 해줘야 할 것 같다”며 “선수들은 2012 런던 올림픽에 버금가는 역사를 쓰려고 죽을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올림픽으로 축구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24세 이하 젊은 선수들 아닌가. 멕시코전을 계기로 한 단계 더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나 이동경, 이동준, 원두재, 설영우는 팀 핵심이다. 9월부터 시작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이다. 선수들의 몸 상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울산은 계속되는 차출 속 어떻게 하면 더 강한 팀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굉장히 복잡한 감정이다.” 홍 감독의 말이다.
 
올림픽 마친 선수들, 체력·멘탈 회복은 K리그 구단 몫이다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2020 도쿄 올림픽을 마무리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K리그 구단들의 고민은 또 있다.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2020 도쿄 올림픽 목표는 명확했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에 버금가는 성적이었다. 멘탈 회복이 필요하다.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지친 상태이기도 하다. 김학범 감독은 매달 선수들을 소집했다. K리그 동계훈련 기간인 1, 2월엔 강릉과 제주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3월 A매치 기간엔 경상북도 경주에 모였다. 5월엔 제주도에서 가나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K리그를 대표하는 4개 구단이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를 치른 6월엔 최종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7월 2일에야 최종명단에 든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했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이 쉴 틈 없이 달려온 걸 알 수 있는 일정이다. 특히나 김 감독은 최종명단 발표 전까지 강도 높은 체력 훈련에 중점을 뒀다. 
 
모든 뒤처리는 선수 개인과 소속팀의 몫이다. 하석주 감독은 “개인적으로 와일드카드로 뽑힌 권창훈이 걱정”이라며 “경기력과 자신감 모두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가 주는 부담감은 상상 이상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후배들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고 결과까지 내야 한다. 여기에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또 다른 와일드카드 황의조, 박지수도 아주 힘들 거다. A대표팀에서도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하루빨리 제 컨디션을 회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 감독의 얘기다. 
 
하 감독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바 있다. 한국 최초 와일드카드로 권창훈, 황의조, 박지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9월부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시작된다. 황의조, 권창훈 등 와일드카드는 물론 이동경, 원두재, 이강인 등도 A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는 선수다. 2020 도쿄 올림픽 8강 멕시코전 패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소속팀, A대표팀 모두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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