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
마쓰자카가 보스턴 시절, 시애틀의 이치로와 맞대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야구 두 전설의 만남에서 눈물샘이 터졌다. 스즈키 이치로가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울렸다.
지난 4일 일본프로야구 세이부의 홈구장 메트라이프돔에서는 선수 생활 마지막 시즌을 보낸 ‘괴물 투수’ 마쓰자카(41)의 은퇴 행사가 열렸다.
일본 스포츠신문 ‘스포츠닛폰’이 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마쓰자카는 이날 행사에서 팬들에게 은튀 메시지를 전한 뒤 장내를 크게 한바퀴 돌고 웃는 얼굴로 그라운드를 떠날 작정이었다.
그러나 대형 스크린에 또 한명의 ‘전설’이 나타나며 순식간에 행사 분위기가 바뀌었다. 미일 통산 4367안타를 자랑하는 스즈치 이치로(48)였다. 시애틀 매리너스 회장 특별 보좌역을 맡고 있는 이치로는 마쓰자카는 숙명의 라이벌로도 통했다.
이치로는 1루 더그아웃에서 깜짝 등장했고, 구장 전체가 술렁이는 사이 마쓰자카에게 다가가 꽃다발을 건넸다. 곧바로 “무슨 말을 걸어야 할지 어렵다. 좀처럼 단어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내게는 이런 방법밖에 없었다. 용서를 부탁한다”며 은퇴하는 마쓰자카를 축복했다.
마쓰자카는 “프로 입단 전부터 이치로씨를 따라잡고 싶었고, 계속 그 마음을 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다”고 답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스포츠닛폰에 5일 소개된 관련 기사.
마쓰자카는 세이부 입단 원년인 1999년 5월16일 오릭스전에서 당시 5년 연속 수위타자였던 이치로와의 처음으로 만나 3연타석 삼진으로 잡아낸 이력이 있다. 또 이치로는 그해 마쓰자카로부터 자신의 통산 100호 홈런을 뽑아내며 설욕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두 선수의 상대전적은 34타수 8안타로 타율 0.235. 메이저리그에서는 27타수 7안타로 타율 0.259였다.
두 선수는 국제대회에선 2006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함께 출전해 일본 대표팀을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일본 언론은 마쓰자카는 ‘괴물’, 이치로는 ‘천재’로 부른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시절 타고난 재능 못지않은 엄청난 노력으로 부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