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초에나 다시 만날 것 같다."
키움이 새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 영입 막바지 작업을 하던 1~2주 전이었다. 고형욱 단장에게 "FA 박병호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라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12월에는 더 이상 안 만나기로 했다"였다. 고 단장은 지난달 도미니카공화국 출장 이후 박병호와 딱 한 번 만났다.
20일 오후, 키움 관계자에게 다시 확인해보니 "유효하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12월에는 더 이상 안 만난다. 서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1월 초에나 다시 만날 것 같다"라고 했다.
사실 박병호에 대한 키움의 스탠스가 그렇게 간절하지 않게 느껴진다. 리그에 여전히 귀한 거포이긴 하지만, 지난 2년간 부진과 부상이 결정타다. 만 35세 신규 FA, 보상선수 없는 C등급이긴 하다. 그러나 보상금 22억5000만원을 무시할 수 없다.
적은 나이도 아니고, 보상금도 많다, 결정적으로 부활을 확신할 수 없다. 2021-2022 FA 시장이 과열됐지만 박병호에 대한 구단들의 관심은 미지근한 이유다. 키움도, 박병호 에이전시도 그걸 알고 있으니 굳이 급하게 계약을 논의할 이유가 없다.더구나 이번 FA 시장에 유독 박병호가 소속된 리코스포츠 선수가 많다. 자연스럽게 박병호의 계약 순번이 뒤로 밀렸다. 지난주 김현수, 박건우, 김재환, 백정현의 계약이 마무리 됐지만, 아직 박병호의 시간은 오지 않았다.
결국 박병호가 키움에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연말을 조용하게 보내고, 내년 1월 초에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키움도 최근 종무식을 했고, 직원들도 모처럼 숨을 고르고 있다. 스프링캠프가 2월에 시작되는 걸 감안하면 1월에 타결될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박병호로선 2022년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 내년에는 숱한 화제를 모으는 푸이그가 중심타선에 합류한다. 푸이그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박병호가 4번 타순에 다시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박병호에겐 푸이그가 반가운 존재일 수도 있다. 그만큼 견제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박병호의 부활 여부는 내년 키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