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오프시즌 중 두 가지 큰 변화를 맞이했다. 타선의 핵심이었던 손아섭(NC)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다. 2년간 롯데 내야 수비 사령관이었던 딕슨 마차도는 고심 끝에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타선에도 변수가 생겼고, 내야 수비에도 변수가 생겼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선수가 안치홍(32)이다. 주전 2루수로 키스톤 콤비의 한 축이자, 어느 타순에 둬도 능히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제는 롯데 유니폼을 입은 지 3년차다. 후배가 더 많다. 더그아웃의 리더 몫도 해야 한다.
이를 잘 아는 안치홍도 책임감이 크다. 팀이 함께 이겨내야 하고, 자신부터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진다. 안치홍은 "마차도가 워낙 잘해줬다"고 말하면서도 "부담이라기보다는 더 신경을 쓰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많이 든다. 마차도가 떠났지만 다른 선수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팀은 잘하기 위해서 캠프를 준비하는 것이다. 시즌에 잘 맞춰서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마차도 대신 들어온 선수는 캠프 직전 삼성과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이학주다. 두 선수는 1990년생 동갑내기다. 좋은 내야수가 많기로 유명했던, 황금 세대의 일원이기도 하다. 안치홍과 이학주를 비롯, 당시 동기들이었던 오지환(LG) 허경민(두산) 김상수(삼성)는 모두 팀을 대표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예전 기억이 있는 안치홍도 동기의 합류를 반겼다.
잠시 곰곰이 생각한 안치홍은 "일단 동갑인 친구와 키스톤을 하는 것도 처음인 것 같다"면서 "캠프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고, 조가 다르다. 아직 호흡을 맞춰보거나 같이 수비 연습을 한 적은 없지만, 같이 할 것들이 기대가 된다"고 이학주와 호흡을 그렸다.
공·수 모두에서 이미 기량은 확실한 선수다. 더 검증할 것은 없다. 지난해 성적도 좋았다. 관건은 안 아프고 한 시즌을 보내는 것이다. 안치홍도 이를 잘 안다. 안치홍은 "작년에 예상했던 것보다 재활이 길어져 거의 한 달을 빠졌다. '그것만 아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컸다"고 했다. 올해는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내는 게 우선이다.
그래서 거기에 맞춰 준비도 착실히 했다. 안치홍은 "움직임이 많은 운동을 주로 했다. 유연성이나 같이 접목된 근력 훈련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꼭 144경기가 아니더라도 경기에 나갈 때마다 최상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각오다.
베테랑인 만큼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 팀 사정을 잘 안다. 안치홍은 "어떤 선수나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팀 성적을 우선시해야 하는 팀이고 또 그런 상황이다. 나보다 어린 선수들이 더 많아졌고, 팀 성적을 위해서 경기 때도 그런 방향의 모습을 보이는 게 가장 큰 개인적인 목표인 것 같다. 솔선수범해서 그런 모습을 보여야 겠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고 다짐했다. 롯데의 운명을 쥔 사나이가 차분하게 시즌을 응시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