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이승현. 스포츠조선DB[경산=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5선발 찾기도 숙제지만,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투수 파트에서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불펜 재구성'이다.지난 시즌 삼성의 최대 변수는 '불펜', 특히 필승조였다. 지난해 삼성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4.77이었다. 선발 투수가 66차례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는데 중간에서 점수를 내주면서 추격당하다가 3점차 이내까지 쫓기면 클로저 오승환이 등판해 세이브를 챙긴 경우가 적지 않다.
헌데 시즌이 끝난 뒤 30홀드가 사라졌다. 두 명의 필승조 투수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51⅓이닝을 소화하며 16홀드를 챙긴 심창민은 트레이드 됐다. 여기에 51⅓이닝을 책임지며 14홀드를 기록한 최지광은 군입대했다. 두 자릿수 홀드를 챙긴 건 우규민(24홀드)밖에 남지 않았다. 필승조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
허 감독도 불펜 재구성이 올 시즌 성적을 좌우할 열쇠로 꼽았다. '도박'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허 감독은 "불펜이 강해야 팀이 견고해질 것이다. 우리 팀은 선발 4명은 고정이 돼 있기 때문에 선발 한 자리만 놓고 고민하면 된다. 나머지는 불펜인데 재구성을 해야 하는 건 도박과 같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대체할 자원은 많다. 가장 먼저 좌완 이승현이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해 루키였던 이승현은 39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4패 7홀드를 챙겼다. 허 감독은 이승현에 대해 "다음 캠프 턴 때부터 불펜 피칭을 시킬 생각이다. 양창섭과 함께 부상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 스포츠조선DB순간의 잘못 이후 성숙해져 돌아온 최충연도 기회를 잡기 위해 경쟁 중이다. 허 감독은 "충연이는 절실하더라. 다만 될 수 있으면 언론에 충연이를 거론하는 것을 자제할 생각이다. 선수가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수 있어서 오버페이스를 할 수 있다. 될 수 있으면 충연이에 대한 기대는 잠시 접어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완 파이어볼러' 김승현도 강력 후보 중 한 명이다. 허 감독은 "김승현은 진지한 태도가 보이더라. 진지함은 수치로 드러나는 것이 아닌데 볼 한 개를 던질 때 신중함이 보인다"며 "김승현 뿐만 아니라 최충연 양창섭 김윤수 등 젊은 선수들이 자기 입지를 굳혀야 할 시간이 됐다. 불펜진의 재구성에 최대한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회는 찾아왔다. 다만 "좋은 투수들은 많지만, 실전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끝판왕' 오승환의 말처럼 변수가 많은 건 사실이다. 허 감독은 많은 자원들을 경쟁 선상에 올려놓고 좋은 선수를 발탁한다는 기조를 천명했다. 절호의 기회를 노리는 투수들은 대부분 젊은 선수들이다. 이들이 불펜진에 잘 정착하는 도박이 성공될 경우 삼성의 불펜은 향후 10년간 걱정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