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 빠져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사령탑에게 월권까지 시도했다. 투톱 체제를 제안했지만 랄프 랑닉 감독은 퇴짜를 놓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2021-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에서 왓포드와 맞대결을 벌인다. 현재 맨유는 승점 46점(13승 7무 6패)으로 4위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 맨유는 리그에서 브라이튼과 리즈 유나이티드를 잡아내며 연승은 물론 7경기 무패(4승 3무)를 달리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순연 경기가 남아 있는 5위 아스널(승점 45점), 7위 울버햄튼(승점 40점), 8위 토트넘 훗스퍼(승점 39점)에 매서운 추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호날두 문제도 골치 아프다. 지난해 여름 호날두는 유벤투스를 떠나 맨유로 복귀하면서 올드 트래포드로 돌아왔다. 2009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지 무려 12년 만이었다. 팬들은 오랜 시간 세계 축구 정점을 지켰던 호날두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처음엔 좋았다. 리그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녹슬지 않은 결정력을 보여주며 최전방에서 득점을 책임졌다. 특히 패색이 짙어질 때마다 호날두가 터뜨리는 극장골은 올드 트래포드를 다시 꿈의 극장으로 만드는 듯했다.
하지만 새해 접어들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9경기 동안 단 1차례 밖에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특별한 자신감이 있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UCL 16강 맞대결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유효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하며 부진했다.
선수단 내 파벌 루머, 주장직 관련 해프닝 등으로도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호날두가 감독에게 월권행위를 저질렀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호날두는 랑닉 감독에게 투톱 기용을 요청했다. 당연히 그중 한 명은 본인이었지만 랑닉 감독은 이를 거절했다. 맨유 문제 중 하나는 호날두와 짝을 이룰 공격수가 없다는 사실이다"라고 보도했다. 호날두는 어느덧 조금씩 등을 돌리고 있는 팬들에게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