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확정과 모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많은 감정이 교차되었다는 메드베데프다닐 메드베데프(26 러시아)가 25일(한국시간) 아비에르토 멕시카노텔셀오픈 8강전에서 니시오카 요시히토(일본)를 6-2 6-3으로 물리치고 다음주 발표될 세계 랭킹에서 1위를 확정지었다. 현 1위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두바이에서 패퇴했다.
"아, 이런 순간에는 테니스가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 오늘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여러가지 기분이 마음을 지나갔다. 경기를 앞두고 조코비치가 져서 내가 이기면 랭킹 1위가 되는 줄도 몰랐다. 근데 문자를 너무 많이 받아서 깨달았다. 기분은 들떴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눈앞의 경기를 이기는 것뿐 그래서 이기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뛰기는 쉽지 않다. 감정 교차가 큰 하루였다."
역대 27번째 세계 1위가 탄생되는 순간이지만 모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바람에 기쁨이 반감되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1위에 오르는 것은) 어릴 때부터의 목표였다. 다만 지금 어두운 뉴스를 들으면서 착잡한 기분도 든다. 나는 평화를 바란다."
메드베데프는 경기에서도 이겼고, 1위도 확정되었고, 우승까지 2승만 남겨두어 여러모로 의미있는 날이었지만 "항상 테니스보다 소중한 것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롤러코스터처럼 부침이 심한 날"이라며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메드베데프는 "물론 나의 모든 것은 평화에 있다. 분쟁을 바라지 않는다. 테니스계에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으며 선수들은 주니어 때부터 많은 나라를 여행하고 있다. 그래서, 어느 나라나 소중하게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주 마르세유오픈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선수와 한 조를 이뤄 복식 우승을 한 것을 언급하며 "정말 멋진 일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테니스야말로 진정 글로벌 스포츠 종목이다. 제일 등급이 낮은 ITF 월드테니스투어부터 챌린저와 투어까지 매주 전 세계 20~30곳에서 남녀 대회가 열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 확대로 세계 투어가 중단되었을 때, 선수나 관계자들은 세계의 안전이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테니스가 글로벌 투어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메드베데프도 통감하며 안타까움을 토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