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오프 더 볼 움직임은 토트넘 훗스퍼 공격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현대 축구가 자리를 잡으며 공을 가지고 있을 때만큼 공을 소유하고 있지 않을 때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됐다. 공이 발 앞에 없어도 위치 선정, 침투를 통해 공간을 만들거나 압박을 펼치며 상대가 쉽게 빌드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현대 축구의 주된 특징이기 때문이다. 발기술, 속력 등 기본기가 좋아도 오프 더 볼 능력이 부족한 이들의 평가가 절하되는 이유다.
손흥민 같은 경우는 경력 초반만 해도 오프 더 볼 상황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레버쿠젠 때부터 시작됐다. 개인 역량은 출중하지만 압박, 침투 때 적극적이지 못하고 기동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토트넘 입단 후엔 더 심했다. 독일 분데스리가보다 경기 속도가 훨씬 빠르고 압박 강도가 강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손흥민의 단점이 크게 부각됐다.
토트넘 첫 시즌 후 이적설이 거론되기도 할 정도로 손흥민은 EPL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토트넘에 남은 손흥민은 오프 더 볼 능력을 키워갔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지도 아래 점차 성장했다. 주로 좌측면에 위치한 손흥민은 전방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공격 기여도에 수비 지원도 확실히 하며 자신의 가치를 올렸다.
현재는 손흥민의 오프 더 볼 능력을 비판하는 이들은 매우 드물다. 오히려 칭찬만 가득하다. 영국 '디 애슬래틱'은 제3의 남자, 즉 패스를 주고 받는 대상 말고 침투한 뒤 공격 루트를 창출하는 선수들을 조명했는데 손흥민도 포함되어 있었다. 제3의 남자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말과 같았다.
손흥민이 해트트릭을 올렸던 아스톤 빌라전이 예시로 담겼다. 토트넘 3번째 득점이자 손흥민의 2번째 골이었다. '디 애슬래틱'은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공을 잡을 때 보면 데얀 쿨루셉스키가 이타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이 때 손흥민이 중앙에서 빠르게 달려나가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선수들에 시선이 쏠린 빌라 수비진은 공간을 만든 손흥민을 막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로메로, 해리 케인의 연계도 좋았지만 손흥민의 침투도 훌륭했다. 빌라전뿐만 아니라 맨체스터 시티와 대결할 때도 손흥민의 기막힌 오프 더 볼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칭찬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