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35·토론토)과 포수 알레한드로 커크는 볼 판정에 당황한 듯 쉽게 공을 주고받지 못했다. 토론토 더그아웃에서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17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 오클랜드와 경기 중 나왔던 일이다. 토론토 선발로 등판한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 채드 핀더와 상대하고 있었다. 초구 낮은 쪽 패스트볼이 존에 걸쳤지만 이날 주심인 제프 넬슨은 볼을 선언했다. 2B에서 던진 3구째 커브도 우타자 바깥쪽에 잘 들어왔다. 높낮이는 완벽했다. 그런데 넬슨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류현진은 다소 당황한 듯했고, 스트라이크를 확신했던 포수 커크 또한 쉽게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카메라에 바로 잡힌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도 뭔가 불만이 있는 듯했다. 곧바로 아이패드를 가져와 이 장면을 확인했을 정도였다.
이날 토론토 중계를 맡은 '스포츠넷'의 중계진 또한 "바깥쪽에 커브가 잘 들어갔다"면서 "토론토 더그아웃은 이 공이 스트라이크를 받아야 마땅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판정은 이날 토론토 벤치의 불만을 끄집어낸 시작이었고, 결국은 '퇴장'으로 귀결됐다. 계속 스트라이크존에 불만이 있었던 몬토요 감독은 5-5로 맞선 8회 구리엘 주니어가 삼진 판정을 받자 폭발했다. 더그아웃에서 나와 격렬하게 항의했고, 주심은 질세라 퇴장을 선언한 것이다. 몬토요 감독의 항의는 한동안 계속됐는데 토론토 홈팬들은 주심에 야유를 보내며 몬토요 감독을 지원사격했다.
그렇다면 토론토의 불만은 일리가 있었을까. 분석 결과를 보면 이 불만은 대단히 합리적이었다. 심판들의 콜 정확도를 분석하는 '엄파이어 스코어보드'는 두 판정 모두 토론토에 불리했다고 확신했다. 류현진의 공은 스트라이크였고, 구리엘 주니어의 공은 볼이었다는 것이다.
구리엘 주니어의 볼 판정은 이날 최악의 오심으로 뽑혔고, 류현진의 커브 판정이 2위에 랭크됐다. '엄파이어 스코어보드'는 이날 전체적인 심판 판정을 고려했을 때, 오클랜드 쪽으로 1.41점이 추가됐다고 분석했다. 이날 최종 스코어가 2점차(7-5)였으니 심판 판정이 경기 결과를 상당 부분 좌우했다고 본 것이다.
주심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형편이 없는 수준이었다. 이날 56개의 스트라이크 판정 중 18개가 사실은 볼이었다. 정확도는 68%로, 리그 평균인 88%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수치가 이렇게 추락하는 경기도 보기 드물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