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지만 경기가 끝난 후 안토니오 콘테(52·이탈리아) 감독이 달래자 이내 환한 미소를 보였다. 인터뷰를 통해 "실망했을 뿐 화가 난 것은 아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논란을 잠재웠다.
손흥민은 13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순연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했다. 온 더 볼 상황에서 상대 수비를 가볍게 따돌리는 것은 물론, 순간적인 스프린트로 날렵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페널티킥과 상대 수비수 롭 홀딩(26)의 퇴장을 유도했다.
기세를 이어가 전반 37분경에는 코너킥 찬스에서 정확한 크로스를 문전 앞으로 연결해 추가골의 기점 역할을 했고, 후반 2분경에는 문전 앞에서 침착한 마무리로 쐐기골을 넣었다. 그야말로 토트넘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친 활약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맹활약하고도 아쉬움이 가득찬 얼굴이었다. 후반 27분경 교체 아웃되는 과정에서 시무룩한 표정이 중계 카메라에 잡힌 것. 동료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26)가 옆에서 다독였음에도 불구하고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벤치로 들어가서도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이었다.
콘테 감독은 이틀 뒤 번리전이 있기 때문에 체력 안배 차원에서 교체를 단행했는데, 손흥민 입장에선 더 뛰고 싶은 마음이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특히 이날 3경기 연속 골 맛을 보면서 득점 단독 선두인 모하메드 살라(29·리버풀)와 1골 차로 좁힌 가운데 동률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더 남았는데, 교체 아웃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이를 두고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은 골을 넣었으나 슬퍼 보였다"며 우려했고, 공영 방송 'BBC'도 "손흥민은 이날 득점을 했음에도 불행해 보이는 모습이었다"고 걱정 섞인 코멘트를 남겼다.
그러나 다행히도 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은 미소를 머금었다. 콘테 감독이 감싸 안으면서 귓속말을 하자 이내 밝은 표정을 지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승리는 항상 좋지만, 특히 이번 북런던 더비는 더 그렇다. 큰 의미가 있다. 아스널과 격차를 좁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항상 뛰길 원한다. 그러나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받아들여야 한다. 일요일에 경기가 있어서 그렇다"며 "단지 실망했을 뿐 화가 난 게 아니다. 계속 뛰고 싶었다. 우리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고, 잘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