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분통이 터지는 소식이다. '희대의 먹튀'로 불려온 에덴 아자르(31)가 올여름 잔류할 예정이다. 카를로 안첼로티(62·이탈리아) 감독이 직접 밝힌 만큼 사실상 확정적이다.
첼시(잉글랜드) 시절 최고의 퍼포먼스 속에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아자르는 지난 2019년 여름 새로운 도전을 택하면서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옵션 포함 1억 5,000만 유로(약 2,000억 원)의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기록하며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하지만 아자르는 팬들은 물론, 구단의 기대를 저버렸다.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출전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으며 경기에 나설 때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체중 관리 문제로 논란이 되면서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적 후 지난 시즌까지 공식전 43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는데, 그마저도 평균 56.8분 출전에 그쳤다. 공격포인트는 5골 8도움이 전부였다.
결국 아자르는 비싼 이적료 값을 못 해 소위 말하는 '먹튀'라는 오명을 쓰면서 '최악의 선수'로 전락했다. 지난해부터 첼시 복귀설과 유벤투스 이적설이 제기되면서 떠나는 듯했으나 올여름 6년 만에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다시 잡은 안첼로티 감독이 아자르의 기량을 칭찬하며 기용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시즌도 아자르는 전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모든 대회 통틀어 22경기를 뛰는 동안 1골 1도움에 그쳤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 교체출전으로 20분 안팎을 뛴 경기가 더 많았고, 지난 10월에 부상 문제로 이탈하더니 앞서 3월에는 오른쪽 종아리뼈에 삽입된 골 합성판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결국 팬들은 더는 참지 못하고 분노한 가운데 아자르 방출을 요청했다. 현지에서도 레알 마드리드가 이번 여름 킬리안 음바페(23·파리 생제르맹)를 데려오려는 상황에서 고액 주급자인 아자르를 매각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안첼로티 감독이 아자르의 잔류를 선언하면서 다음 시즌도 동행을 이어가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안첼로티 감독은 14일(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 아자르의 계획은 분명하다. 다음 시즌에도 레알 마드리드에 남길 원하다"면서 "그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길 원하고 있으며 의지도 강하다. 잔류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