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출신의 세 영건들이 연고전 관람을 위해 체육관을 찾았다.
26일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체육관에서 2022 KUSF 대학농구 U-리그 남대부 경기가 열렸다. 이날 전통 라이벌 연세대와 고려대의 시즌 첫 맞대결이 펼쳐졌다. 수많은 관중이 연세대 체육관을 찾아 관중석을 채웠다.
관중석엔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였다. 허웅(KCC), 양희종(KGC) 등 연세대 출신은 물론, 이동엽(삼성), 전현우(한국가스공사) 등 고려대 출신도 경기장을 찾아 후배들을 응원했다. 그 중엔 데뷔 시즌을 훌륭히 마친 연세대 출신의 이정현(오리온), 신승민(한국가스공사), 이원석(삼성)도 있었다.
세 선수는 이날 처음 관중 입장에서 연고전을 관람했다. 이정현은 “너무 재밌는 거 같다. 나의 대학 1, 2학년 시절 연고전도 관중이 꽉 찼다. 그때보다 오늘 더 많은 분이 경기장을 찾아주신 거 같다. 보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고 처음 관중의 입장으로 연고전을 바라보는 감상을 남겼다.
신승민은 “오늘 경기는 라이벌전이라 열기가 더욱 뜨거운 거 같다. 내가 뛰었던 연고전보다 응원이 더 열정적인 거 같기도 하다. 후배들이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바라보니 추억이 새록새록하다”며 추억을 되짚었다.
이원석은 얼리 드래프트 참여로 유관중 연고전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는 “대학 농구 유관중 경기를 뛰어보고 싶었다. 오늘 경기를 보니 유관중 연고전을 경험 못한 게 아쉽다. 관중 분들의 응원도 새롭다. 프로의 관중 분들과는 또 다른 느낌의 응원이었다. 이런 학교를 입학한 것이 뿌듯하고, 자부심이 생긴다”며 모교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정현과 신승민은 연세대 18학번 동기다. 둘은 대학 재학 중 연고전 승리를 한 번도 놓친 적 없었다. 하지만 올해 연고전은 고려대의 전력 우세를 점친 이들이 많았다.
신승민은 전력 외에도 라이벌전에 적용되는 요인을 짚었다. 그는 “라이벌전은 끝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모교 후배들이 이겼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후배들의 승리를 위해 오늘 직접 응원을 온 거다”고 말했다.
이원석도 “내가 신입생 때 형들이 연고전에 대해 해 준 말이 생각난다. ‘연고전은 그날그날 변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얘기였다. 관중 분들도 많이 찾아주시고, 심리적으로 다른 경기와는 다르다는 것이 이유였다. 오늘 직접 관중석에서 관람하니 다른 대학농구 경기와 다르다는 걸 확실히 느끼고 있다”고 거들었다.
현재 세 선수는 프로 입단 후 첫 휴가를 보내는 중이다. 비시즌 근황을 묻는 질문에 이원석이 먼저 답변을 시작했다.
이원석은 “나는 휴가가 2주 남았다. (신승민과 이정현을 가리키며) 여기는 휴가가 좀 많이 남았다. 직전 시즌에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웨이트와 벌크업을 위주로 운동 중이다. 또, 복학해서 학교 수업 듣고 있다. 비대면 학번이라 이번 학기에 처음 대면 수업을 듣는다”고 비시즌 근황을 전했다.
이정현은 이원석과 매일 함께 보내는 휴가에 조금은 지친(?) 듯했다. 그는 “휴가 초반에 잘 쉬었다. 또, 부상 부위를 잘 치료했다. 지금은 조금씩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원석이가 놀자고 맨날 전화를 건다. 받아주기 힘들다. (힘겨운 듯) 꼭 기사로 써 달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원석도 “정현이 형이 한참 전에 한우 사 준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아직도 안 사줬다”고 맞불 작전을 펼쳤다. 티격태격하는 둘의 모습을 바라보던 신승민도 한 마디 남겼다.
신승민은 “둘 다 똑같다. 나는 중립이다. 둘이 뭘 해도 나는 항상 뒤에서 지켜보는 위치다”고 달관한 표정을 지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모교의 승리를 위한 응원의 말을 남겼다. 먼저 신승민은 “승패를 떠나 선수들이 부상없이 게임을 치렀으면 좋겠다. 그래도 지면 안 되지. (후배들아) 할 수 있지?”라며 반전(?) 대답을 내놓았다.
이원석 역시 “일단 이겨야 한다. 이기기 위해 최선 다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또 부상 없이 경기를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경기를 뛰는 선후배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