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2022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동윤 기자"난 이래서 대전 야구장이 참 좋다."
한화 이글스의 슈퍼루키 문동주(19)가 열렬한 홈 관중의 응원을 받으며 희망을 던졌다.
문동주는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한화가 10-2로 앞선 7회초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한화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 부담 없이 공을 던질 만한 상황임에도 박주홍을 향한 초구는 중계 카메라 화면을 벗어날 정도로 크게 빗나갔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시속 152㎞의 직구(네이버 문자중계 기준)를 연거푸 뿌려 2루수 땅볼 아웃.
김준완의 타석부터 한화생명이글스파크가 크게 웅성대기 시작했다. 중계 화면으로는 시속 151㎞로 찍힌 직구가 구장 전광판상으로는 시속 159㎞가 찍힌 것. 한화 관계자는 "전광판 오류인 것 같다"고 했으나, 관중들은 모를 일. 이때부터 큰 점수 차로 긴장감이 떨어졌던 구장이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김준완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문동주는 예진원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2루수 정은원이 잡는 것은 좋았으나, 송구가 좋지 못했다.
하이라이트는 KBO리그 천재 타자 이정후(24·키움)와 맞대결. 첫 만남이었던 고척 키움전(5월 20일~5월 22일)에서 두 타석 모두 범타를 끌어냈던 문동주는 이날 첫 삼진을 잡아냈다. 초구부터 시속 153㎞(이하 네이버 문자중계 기준)의 빠른 직구를 스트라이크존 낮은 쪽에 정확히 꽂아 넣었다. 2구째는 타자 몸쪽 아래로 빠지는 시속 140㎞의 체인지업.
뒤이어 2구 연속 빠른 체인지업(시속 141㎞)을 스트라이크존 하단에 뿌렸다. 경기 전까지 삼진이 7개(리그 1위), 스윙 스트라이크 비율 5% 미만일 정도로 스윙을 낭비하지 않는 이정후가 연거푸 방망이를 헛돌렸다. 헬멧이 들썩일 정도로 큰 스윙이었다. 포수 최재훈이 잡지 못해 스트라이크 낫 아웃이 되긴 했지만, 이정후의 기록지에는 시즌 8번째 삼진을 뜻하는 K가 남았다.
어지간한 KBO리그 투수들의 직구보다 빠른 체인지업에 이정후도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이날 기록지에 찍힌 체인지업 최고 구속은 시속 145㎞, 평균 143㎞이었다. 경기 후 만난 문동주는 "(빠른 체인지업 구속에 대해) 체인지업을 직구와 똑같이 던지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높은 구속이 나온 것 같다"면서 "그전 경기부터 체인지업을 던지며 자신감이 붙었고 이정후 선배의 헛스윙을 유도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 잘 던지기 위한 좋은 기억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한화 문동주./사진=한화 이글스
완벽한 피칭은 아니었다. 김주형을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처리해 두 번째 삼진을 기록한 문동주는 8회 김혜성에게 볼넷을 내줬다. 김수환 타석에서는 폭투에 안타성 타구를 맞기도 했다. 볼이 그러나 교체 투입된 박정현이 몸을 날려 김수환의 타구를 잡았고, 문동주는 함께 엄지를 내밀었다.
이때를 떠올린 문동주는 "(박)정현이 형이 너무 고마웠다. 이닝이 끝나고 형에게 인생 수비 하셨다고 얘기했다"면서 "오늘 경기 전까지는 '그냥 맞아도 던지자'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 안타를 맞기 싫어서 집중해 던졌다. 그러다 보니 힘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박정현의 호수비 이후 다시 강력한 구위를 보였다. 송성문을 중견수 뜬 공, 이지영에게는 커브로 연거푸 헛스윙을 유도하며 또 한 번의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황을 만들어 데뷔 후 처음으로 2이닝 이상 투구를 하고도 무실점을 기록했다. 2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의 기록을 남긴 문동주는 시즌 평균자책점을 8.38에서 6.94로 크게 내렸다. 최고 직구 구속은 시속 156㎞, 평균 154㎞. 한화는 타선이 장·단 15안타가 터진 가운데 신정락(2⅓이닝)-문동주(2이닝)-이충호(1이닝)로 이어지는 불펜이 키움 타선을 틀어막으면서 14-2 대승을 거뒀다.
이날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4166명의 관중은 승패를 떠나 슈퍼루키의 공 하나하나에 열광하며 야구 자체를 즐겼다. 이에 대해 문동주는 "나 혼자가 아닌 팬분들과 다같이 던지는 느낌이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더 많은 힘이 됐다. 난 이래서 대전 야구장이 참 좋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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