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에 균열이 생긴 KIA 타이거즈가 외인 투수 션 놀린(32)의 부상 회복을 일단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새로운 외국인 투수 합류도 검토 중이다. 부진한 다른 외인 투수 로니 윌리엄스(27)의 거취 문제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KIA의 놀린은 지난 5월 2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종아리 근육 파열로 최대 4주 진단을 받았다. 회복일까지는 그보다 더 긴 시간이 소요될 전망. 엔트리에서 모습을 감춘 지 열흘이 지났지만 전력에 합류하는 시기는 일러도 6월 말, 현실적으로는 7월이 될 공산이 크다.
KIA는 부상을 당한 외국인 투수 션 놀린을 곧바로 교체하지 않을 예정이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우선 KIA는 놀린을 포함한 외국인 투수를 곧바로 교체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은 “단장님과 구단에서 다각도로 생각하고 있겠지만 아직까진 빈 자리를 대체할 외국인 선수와 계약할 수 있는 것 같지 않다”면서 “놀린은 기다리는 입장으로 일단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부상 전 놀린은 8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 3.53의 성적을 기록했다. 8번의 등판 가운데 4번이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였는데, 압도적인 에이스는 아니었지만 당장 교체하기도 애매한 성적이다.
어쩌면 놀린은 현재 ‘계륵’ 같은 존재가 된 셈. 기다리자니 공백 기간이 꽤 길고, 교체하자니 당장 놀린 이상의 외인을 데려올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거기에 다른 외인 투수 로니가 평균자책 3.90으로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2명의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해야 할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찬란했던 지난 5월 KIA의 모든 선수단을 칭찬한 김종국 감독도 현재까지 딱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바로 외국인 투수들의 떨어지는 이닝 소화력이다.
김 감독은 “올해 처음부터 외국인 투수들한테 기대했던 게 이닝 소화였다. 성적을 떠나 이닝을 많이 책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지금 부상으로 1명씩만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보니 그게 되지 않고, 또 이닝을 채워주길 바랬던 면에선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 KIA의 놀린과 로니의 이닝 소화력은 타 구단 외인들에 비해 못 미친다. 놀린은 평균 이닝이 5.1이닝에 불과할 뿐더러 부상으로 이탈해 정규이닝에 미달한 43.1이닝을 기록 중이다.
부진한 로니 윌리엄스의 거취도 고민이다. 사진=김영구 기자로니 또한 경기 당 선발 투구 이닝이 5이닝에 불과하다. 경기당 평균 5.57개의 볼넷을 내주고 있다보니 5회를 채우는 것 마저도 쉽지 않다. 올 시즌 7번의 등판에서 QS가 단 한 차례 뿐이었다. 놀린의 부상 공백이 드러나 있을 뿐 실제 더 큰 문제는 로니인 셈이다.
결국 KIA가 놀린을 곧바로 교체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로니가 부진한 영향이 적지 않다. 상황에 따라선 로니의 자리를 먼저 바꿔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인들의 도움 없이 국내 선발투수 위주로 탄탄하게 돌아갔던 KIA 선발 로테이션도 최근엔 부하가 걸리고 있다. 최근 선발 한 축을 지켰던 한승혁이 휴식을 위해 엔트리에서 말소 됐다.
김 감독 또한 “로테이션이 돌아는 가고 있지만 (부하가) 조금 과도하게 올 수 있다”라며 “한승혁 선수가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제까지 했던 것들에 비교해선 너무 많은 공을 던졌고, 이의리와 임기영도 조절을 해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상황에 따라서 로테이션에서 잠시 제외되는 선수가 더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현장에서도 외인 투수들이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김 감독은 “양현종 역시 어떻게 보면 한 턴 정도는 쉬어줄 필요가 있고, 지금이 아니더라도 한여름엔 휴식이 필요하다”라며 “외국인 선수가 최대한 빨리 합류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는 속내를 전하기도 했다.
KIA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투수 교체와 관련해서 다각도로 검토 중인 단계”라며 프런트에서도 외국인 선수 교체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구단의 스카우트팀 관계자 A씨는 “KIA가 현재 리스트에 올려둔 선수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KIA가 머지 않은 시일내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러 사정상 조만간 외국인 선수의 거취와 관련해 새로운 소식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KIA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