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신한은행 'KBO 40주년 레전드 팬투표'
고 최동원 소속 팀을 삼성 라이온즈로 표기
현대 유니콘스 대표 투수 정민태도 KIA로 표기롯데 자이언츠 투수 고 최동원 선수. 부산일보DB
‘롯데 영구결번 최동원이 삼성 레전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신한은행이 진행 중인 ‘KBO 40주년 레전드 팬투표’에서 ‘무쇠팔’ 고 최동원을 비롯한 일부 선수들의 소속 팀을 납득할 수 없는 방식으로 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선수가 은퇴할 당시 소속 팀을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롯데를 비롯한 야구 팬으로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들어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요해 보인다.
KBO와 KBO리그 메인 스폰서인 신한은행은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지난달 11일부터 오는 5일까지 KBO리그 출범 40주년을 기념한 ‘KBO 40주년 레전드 팬투표’을 진행하고 있다. KBO와 신한은행은 KBO 전문가 투표 결과 80%와 팬 투표 결과 20%를 합산해 레전드 40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한국야구위원회와 신한은행이 진행 중인 ‘KBO 40주년 레전드 팬투표’ 중간 집계 화면. 고 최동원의 소속 팀 엠블럼이 삼성 라이온즈로 표기돼 있다.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진행 중인 팬투표 투표창에서는 이상한 점을 즉각 확인할 수 있다. 각 레전드 후보 선수 옆에는 해당 선수가 뛰었던 소속팀 엠블럼이 함께 표기돼 있다. 고 최동원의 팀 표기에는 롯데 자이언츠가 아닌 삼성 라이온즈 엠블럼이 붙어 있다.
고 최동원은 롯데 자이언츠의 첫 영구결번(11번) 선수이며, 롯데 자이언츠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다. 고 최동원은 롯데 자이언츠 실업팀 시절은 물론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1983년 시즌부터 1988년 시즌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 뛴 레전드 선수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뛴 기간은 1989년, 1990년 두 시즌뿐이다.
한국 프로야구와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 고(故) 최동원의 10주기 추모 행사가 지난해 9월 14일 사직구장 앞 최동원 동상에서 열렸다. 부산일보DB
롯데 자이언츠는 고 최동원이 달고 뛴 등번호 11번을 영구결번 결정하고, 사직구장 전광판 아래 표시해 두고 있다. 사직구장 광장에는 무쇠팔 최동원 동상이 세워졌을 만큼 고 최동원은 롯데 야구의 상징이다.
고 최동원뿐만 아니다. 정민태 전 현대 유니콘스 투수도 마찬가지다. 투표창 내 정민태에게는 KIA 타이거즈 엠블럼이 붙어 있다. 정민태는 1992년 시즌부터 2000년 시즌까지 현대 유니콘스에서 뛰며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다. 일본 프로야구리그(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뛴 뒤 KBO리그에 복귀해서도 2003년 시즌부터 2007년 시즌까지 현대 유니콘스 소속으로 뛰었다. 정민태가 KIA 타이거즈 소속 선수로 뛴 것은 2008년 3월부터 같은해 7월까지 1년도 되지 않는다.
KBO와 신한은행은 해당 선수가 은퇴할 시점의 소속팀을 레전드 후보 선수들에게 붙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구 팬들로서는 KBO와 신한은행의 레전드 선수들의 소속팀 표기에 쉽게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팬들의 오해를 막기 위해서는 해당 선수가 뛰었던 구단의 엠블럼을 병기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은퇴 당시 팀만 반영됐다.